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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은지 48년만에 소환된 정율성 ‘뜨거운 감자’ 왜
윤석열 “대한민국 정체성 훼손…모든부처 철저 대응”
행안부, 보훈부, 행정감사 및 법률검토 착수 난항 예상
광주시·시의회·5개구청 “색깔론과 이념몰이” 강행 의지
정율성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광주 출신 천재 음악가 정율성.

항일 운동을 위해 중국에 건너가 조선의열단 활동을 했고, 1939년 중국 공산당에 가입한 뒤 중국 인민해방군 행진곡과 북한 군가를 작곡한 인물이다. 중국인들이 존경하는 3대 음악가 중 하나로 추앙받고 있다. 그는 죽은지 48년만에 다시 소환됐다.

광주시가 48억을 들여 추진중인 정율성 역사공원이 ‘뜨거운 감자’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사업을 “대한민국 정체성을 훼손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관련 모든 부처가 신속하고 철저히 대응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하자 행안부와 보훈부가 곧바로 행정감사와 법률검토에 착수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28일 오전 전남 순천시 매산고 충혼벽화 기념비에 헌화한 뒤 기념비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강기정 광주시장과 광주시의회, 5개 구청은 “철 지난 색깔론과 이념몰이”라며 여권을 강도높게 비판하며 사업 추진 의사를 거듭 밝혔다.

‘민주당 텃밭’ 광주에서 출발한 정율성 이슈는 현재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키워드가 됐다. 총선이 8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본 오염수 배출 등 정치 이슈를 덮으려는 여론전이라는 일부 시선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정부와 광주시의 감정다툼이 확산되면 인공지능선도사업, 지하철 건설, 복합쇼핑몰 구축 등 지역 현안사업도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강기정 시장은 올해 연말까지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강 시장은 “정율성 공원은 6년 전 계획돼 예산 집행이 끝난 상태다. 냉전은 이미 30년 전에 끝났는데 철 지난 이념 공세가 광주를 향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하지만 난관이 예상된다.

23일 오전 광주 남구 양림동 정율성 생가 인근에 조성된 정율성거리에서 시민이 이동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나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국가 보조금과 예산 집행 과정에 대한 철저한 점검에 나선 것이다. 실제 행안부 감사관실은 지난 23일 ‘정율성 공원’ 조성 사업과 관련한 예산 자료 등을 광주광역시에 요청했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28일 호남학도병의 성지인 순천을 찾아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박 장관은 “정율성은 우리에게 총과 칼을 들이댔던 적들의 사기를 북돋웠던 응원대장이었다”며 “공산세력에 의해 죽임을 당했던 수많은 애국 영령의 원한과 피가 아직 식지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당 광주시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2023년 지금 대한민국 시계가 박정희 유신시대, 전두환 5공시대로 거꾸로 돌고 있다. 민족을 위해 목숨을 바친 독립운동가에게도 사상검증을 강요하는 만행” 이라며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왜 지금 대한민국을 시대착오적인 이념전쟁으로 몰아넣고 있는가”라며 꼬집었다.

광주 출신 중국 혁명음악가 정율성(1914∼1974) 기념사업을 둘러싸고 찬반이 엇갈리는 가운데, '2023 정율성 음악축제 광주 성악 콩쿠르'가 26일 광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 주최 측은 최근 정율성과 관련해 여러가지 논란이 제기되자 원만한 행사 진행을 위해 비공개로 본선 경연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이어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찬성하는 반인륜적인 행위를 감추려는 비열한 술책이라는 것을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오로지 총선을 승리하기 위한 정략적인 꼼수” 라며 “고향을 등지고 떠나야 했던 항일운동가 정율성 역사공원 사업은 갑자기 뚝 떨어진 사업이 아니다. 지난 보수정권 시절부터 이어진 사업이다. 더 이상 광주를 짓밟지 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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