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소록대교 상공에서 펼쳐지는 드론쇼 공연에서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이 연출되고 있다./박대성 기자. |
500대의 군집비행 드론이 프랑스 파리 에펠탑을 표현하고 있다. |
[헤럴드경제(고흥)=박대성 기자] # "빈 자리 있나요?"(손님) "아니요. 활어회는 안되고 물회만 됩니다."(횟집주인)
# "자리 언제쯤 나나요?"(손님) "보시다시피 홀손님이 꽉차서 장담을 못하겠네요. 일찍 오셔야해요."
'나로우주센터'를 보유한 전라남도 고흥군이 녹동항에서 선보이는 토요일밤 '드론쇼'가 지역 상권 활성화에 한 몫하고 있다.
27일 고흥군에 따르면 드론쇼가 열리는 녹동항과 '녹동바다정원' 일대 횟집 거리는 외지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루며 인구 1만명의 도양읍 상권이 조명을 받고 있다.
드론쇼 덕택으로 토요일 밤이면 수협활선어회센터에서 장어거리까지의 비봉로 일대 횟집 거리가 성업 중이며 교통체증도 빚어지고 있다.
식당 자리를 잡지 못한 여행객들은 뒷골목까지 이동하면서 골목상권도 덩달아 부흥되고 있으며, 커피숍과 숙박업소, 특산품판매점 등이 호황이다.
공영민 군수는 "드론쇼가 열리는 매주 토요일 저녁에는 주변 식당가가 그냥 북적거리고 앉을 자리가 없다는 말씀을 하실 정도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열기 위해서 권역별로 한 두개씩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녹동항 드론쇼는 민선 8기 출범 후 고흥군이 야심차게 기획한 볼거리쇼로 사업예산 8억7000만원을 투입해 매주 토요일 밤 드론 500대가 군집 비행하는 드론쇼를 선보이고 있다.
전남 최초의 야간 볼거리 관광특화 상품으로 지난 5월 13일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11월 25일까지 7개월 간 매주 토요일 저녁 9시 다양한 주제와 연출로 드론쇼가 진행 중이다.
고무적인 것은 현지인 뿐만 아니라 연륙·연도교 개통으로 여수에서 건너 온 외지 관광객은 물론 인근 순천·광양시 관광객까지 경향각지에서 사람들이 찾고 있다.
드론쇼는 '녹동바다정원'을 비롯해 녹동항구 어디서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데 회당 5000여명씩 관람하고 있어 7월 중순 기준 누적 관람객이 4만5000여명이라고 군청은 설명했다.
드론쇼에 앞서 펼쳐지는 문화예술 공연도 볼거리 중 하나이다. |
밤 9시 정각 드론쇼에 앞서 8시부터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감칠맛 나는 국악공연과 사물놀이 등의 다양한 공연도 곁들여지고 있어 관람객 흥을 돋구고 있다.
다만, 지역 관광 활성화 등의 긍정적인 반응에도 불구하고 상권 중흥 효과가 녹동구항 일대에만 머무르고, 연안여객선터미널이 있는 녹동신항은 상대적으로 휑해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또한 드론쇼 공연이 9시부터 9시10분까지 10분 만에 종료되고 있고, 비가 오는 날에는 무조건 공연이 취소되고 있어 "아쉽다"는 반응이 관람객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고흥군 관계자는 "드론쇼는 군집비행 관계로 배터리 용량의 기술적인 문제로 10분 이상 공연하기 힘들다"면서도 "드론쇼는 한번도 안 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본 사람은 없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