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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년 추석연휴 백 경사 살해 범인은 이정학…“은행강도를 같이 모의한 이승만의 제보로 밝혀져”

[헤럴드경제(전주)=황성철 기자] “일관성 있는 제보가 사건 해결에 결정적 단서가 됐다.”

22일 전북지방경찰청은 2002년 추석 연휴에 발생한 ‘백선기 경사 피살사건’의 범인을 이정학(52)으로 결론 냈다.

이정학과 함께 대전에서 권총 은행강도를 저지른 이승만의 신빙성 있는 구체적 제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은행강도 건으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받은 이승만은 지난 2월 경찰에 ‘경찰관을 살해한 사람이 누구인지 안다, 총은 여관방에 있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다.

경찰은 편지 내용이 믿을만하다고 보고 이승만이 말한 울산의 한 여관을 압수수색 해 천장에 숨겨져 있던 38구경 권총을 발견했다.

이 권총의 일련번호는 백 경사가 소지했던 것과 같았다.

이승만은 교도소를 찾아온 경찰에게 이정학이 백 경사를 살해한 배경에 관해서도 밝혔다.

사건 당시 이정학은 담을 넘어 파출소 후문으로 들어온 뒤 홀로 근무하던 백 경사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다.

이후 백 경사가 허리춤에 차고 있던 권총을 빼앗아 침입할 때와 같이 후문으로 나가 충남 논산을 거쳐 대전으로 달아났다.

이정학의 목적은 경찰관을 살해하는 것보다 권총을 빼앗는 데 있었다.

이승만과 이정학은 백 경사 피살사건보다 9개월 앞선 2001년 12월 21일 대전시 서구 둔산동 한 은행에서 강도짓을 했다.

당시 이들은 은행 출납 과장을 권총으로 쏴 살해하고 현금 3억원이 든 가방을 빼앗았다.

이때 쓰인 권총은 2001년 10월 도보 순찰 중이던 경찰관을 차로 들이받은 뒤 빼앗은 것이다.

권총은 강도 범행 이후 분리해 버렸다.

이후 목돈이 필요해진 이정학은 또 다른 범행을 위해 백 경사를 살해하고 총기를 빼앗았다고 이승만은 증언했다.

다만 백 경사의 총기는 범행에 쓰이지 않았다.

장전된 실탄 또한 이정학을 불신한 이승만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우유 팩에 넣어 버렸다.

이승만의 진술은 매우 구체적이고 상세했으며 여러 차례 조사에도 내용이 변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승만은 백 경사가 살해됐을 당시 대구에서 딸과 함께 있었다는 결정적 알리바이가 있었다.

반면 경찰조사결과 이정학은 진술을 반복해서 바꿨고 과거를 추궁하자 모순된 이야기를 하는 등 범행을 숨기려는 듯했다.

경찰은 과거 수사 자료와 현장 상황,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이승만의 증언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이정학의 범행으로 마무리했다.

전북경찰청은 “제보 이후 전담팀을 꾸려 114일간 이 사건을 수수해왔다”며 “제보자와 피의자의 진술 신빙성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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