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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한국 자생식물 이야기〈6〉 원지(Polygala tenuifolia Willd.)
날아가는 종달새를 닮은 꽃, 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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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국립백두대간수목원 산림생태복원실)


두루미천남성 잎은 두루미의 펼쳐진 날개를 닮았고
, 해오라비난초 꽃은 해오라비를 닮았다. 원지(Polygala tenuifolia) 꽃은 날아가는 종달새를 닮았다. 꽃잎처럼 생긴 2개의 꽃받침이 날개 모양을 띈다.

원지(遠志)는 원대한 뜻을 의미하며, 뜻을 멀리 둬서 불안, 초조에 떨지 않는다는 뜻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원지가 불안감, 강박감을 줄여서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능을 갖는다고 한다.

국내 자생 원지과엔 원지, 애기풀, 두메애기풀, 병아리풀(이상 원지속), 병아리다리(병아리다리속) 이상 5종이 포함된다.

원지, 애기풀, 두메애기풀은 여러해살이풀이고, 병아리풀, 병아리다리는 한해살이풀이다. 병아리다리는 특이하게 다른 원지과 식물과 달리 습지에 자란다.

여러해살이풀 원지, 애기풀, 두메애기풀은 공통적으로 꽃이 날아가는 종달새를 닮았다. 원지와 두메애기풀 꽃은 주로 줄기, 가지 끝에 달리고, 애기풀 꽃은 주로 식물체 중?하부에 달린다.

원지속 원지, 애기풀, 두메애기풀, 병아리풀은 양지식물로서 잡초와 경쟁하지않는 잔디밭, 무덤가, 공동묘지 환경을 특히 선호한다. 병아리풀은 석회암지대 비탈면 절개지와 같이 돌조각과 흙이 섞여있는 토양이나, 석회암 암벽 경사면에 주로 자리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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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지 꽃(국립 백두대간 수목원 제공)


원지 잎은 선형으로 길쭉하게 어긋나면서 달린다. 총상꽃차례는 줄기와 가지 끝에 발달하고 꽃이 드문드문 달린다. 꽃은 자주색으로 4~6월에 피고, 열매는 5~7월에 성숙한다.

열매는 삭과로 편평하며, 2개의 실로 갈라지며, 각각의 실에 검고 매끈한 종자가 1개씩 들어찬다. 종자 가장자리에는 엘라이오좀(elaiosome : 종자에 달려있는 영양체 덩어리)이 달리는데, 개미가 개미굴로 종자를 가져가서 엘라이오좀만 발라먹고 매끈한 종자를 굴 밖으로 내다버린다.

제비꽃, 피나물, 매미꽃, 애기똥풀, 금낭화, 괭이밥, 산괴불주머니, 얼레지, 복수초, 개복수초, 현호색, 깽깽이풀 등 대부분의 봄꽃은 위와 같은 종자 산파방식을 취한다.

애기풀은 중국, 러시아, 몽골 등에 분포하며, 국내에선 전국에 걸쳐 두루 분포한다. 꽃은 4~5월에 붉은색으로 피고, 열매는 5~6월에 성숙한다.

두메애기풀은 중국, 러시아, 몽골 등에 분포하며, 국내에선 북한 백두산 지역 고산에 분포하고, 남한에선 영월군, 평창군 등 석회암지대 잔디밭, 무덤가, 키낮은 잡목이 자라는 풀밭에 주로 자란다.

어긋나게 달리는 잎은 애기풀에 비해 잎이 피침형으로 좁다. 꽃은 4~6월에 자주색으로 피며, 주로 식물체의 끝에 달린다. 열매는 6~7월에 성숙한다.

재배특성 및 번식방법

원지는 양지성 식물로서 강한 햇볕에도 잘 견디며, 척박한 환경에도 굉장히 강하다. 무덤가, 잔디밭, 키낮은 잡목 하부 등에서 주로 자란다. 다만, 배수가 불량한 환경에선 뿌리썩음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주의하도록 한다.

뿌리는 굵게 자라며 땅속으로 깊이 들어간다. 포기나누기도 가능하나, 종자 번식이 일반적이다. 5~7월경 성숙한 열매를 따서 망에 담아 말리면 꼬투리와 매끈한 종자가 간단하게 분리된다.

정선한 종자는 가을에 노천매장해뒀다가 이듬해 봄에 꺼내서 파종하거나, 봉투에 담아 냉장(1~4) 보관했다가 이듬해 봄 3~4월경에 파종하면 발아가 잘된다. 굵은 뿌리가 땅속 깊이 들어가는 성질이므로 이식에 취약하다.

대량생산을 목적으로 할 경우 연결트레이(식물생장용기)를 활용하여 규격묘를 생산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 때, 한 구멍에 종자를 2~3개씩 넣어주되, 발아가 진행되면 1개체만 남기고 솎아준다. 적극적인 비배관리를 통해 뿌리 비대를 유도하는 것이 좋으며, 2년생부터 수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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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지 열매(국립 백두대간 수목원 제공)


원예·조경용

종달새를 닮은 꽃이 특이하고 앙증맞다. 분화용, 절화용으로 재배해도 좋다. 묵은 포기에서 다발로 나오는 줄기에 꽃이 만개하면 그 자체로 꽃다발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다.

성질이 강건하므로 척박한 너덜지대, 비탈면 절개지, 무덤가 잔디밭 등에 경관조성용 꽃으로 심으면 좋다.

·약용

총명탕(聰明湯)은 집중력과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한약으로 알려져있다. 수험생을 둔 학부모는 한번쯤 들어봤을 한약이다.

총명탕의 주재료는 복령, 석창포, 원지다. 원지 뿌리에는 사포닌 등 인체에 이로운 알칼로이드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고 한다.

건망증, 기억력 저하, 불면증, 불안증 등에 효과가 있으며, 거담(가래 제거)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 약재로 대량으로 재배하고 있는 원지는 중국에서 우리나라에 전래된 후 경북 안동과 영주에서 재배한 것이 지금은 안동과 영주의 양지바른 야산이나 묘지 부근에서 야생화된 것으로 짐작된다.

중국, 몽골, 러시아, 북한 원산지에서는 해발 200~2,000정도의 언덕, 초원, 잡목 하부에 분포한다. 그 동안 원지는 국내 생산 보다는 중국산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해왔다.

2013년 기준, 수입규모가 한약재용 62, 식품용 9.5톤으로 약 100만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수입 생약재의 안전성을 우려하면서 국산 생약재를 선호하는 추세이다. 식품 안전성을 담보한 고품질 국산 원지의 생산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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