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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남 응급의료 환자 태운 닥터헬기 3000회 이송 기록
섬마을서 전문병원 찾아 충북·강원행까지
전남 닥터헬기 환자 이송 장면.

[헤럴드경제(무안)=박대성 기자] 전라남도 섬마을과 오지에서 발생한 응급환자의 신속한 처치를 돕는 닥터헬기가 3000회 환자 이송 기록을 세웠다.

18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국 최초로 운항을 시작한 응급의료 전용 헬기 닥터헬기가 이달 12일 완도에서 목포까지 심근경색 환자를 이송하며 3000회 출동을 달성했다.

이는 2011년 9월 26일 첫 환자 이송 이후 11년 9개월 만이다.

보건복지부가 인천과 동시에 배치한 전남 닥터헬기는 첨단 응급의료 장비를 장착하고 목포 한국병원의 권역외상센터를 거점병원으로 활동 중이다.

전남 닥터헬기는 지금까지 연평균 4만4400㎞를 운항했다.

섬마을 주민의 생명을 구하고자 매해 지구 둘레(4만㎞) 1바퀴 넘는 거리를 비행한 셈이다.

기장과 운항관리사, 의사와 응급구조사 등이 한 조를 이뤄 1회 출동에 평균 2시간 30분을 하늘에 머문다.

이송 환자는 대부분 '골든타임'이 1∼3시간 이내인 중증외상자, 심혈관질환자, 뇌혈관질환자 등이다.

신안군 압해읍에 전용 계류장을 둔 전남 닥터헬기는 145㎞ 떨어진 대한민국 최서남단 가거도, 비금도, 진도 상조·하조도, 여수반도 남단 연도 등 응급 환자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날아간다.

심각한 화상 환자를 충북 청주의 전문병원까지 이송하고, 강원 원주에 있는 병원으로 뇌전증 환자를 옮기는 등 도간 경계를 넘나들기도 했다.

2020년 3월에는 전남 완도군 노화도에서 목포로 향하는 상공에서 출산하는 기적도 이뤘다.

30대 산모와 딸 모두 건강했고, 당시 조종간을 잡았던 기장은 하늘에서 '앙'하는 힘찬 울음소리를 들었던 순간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3000회 출동 기록을 세우는 동안 기체는 유로콥터의 EC135 소형 헬기에서 승객 8명까지 탑승할 수 있는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사의 AW169 기종으로 한 차례 변경됐다.

닥터헬기의 가장 큰 고충은 악천후이다.

출발할 때는 없었던 기상 변화 탓에 환자를 눈앞에 두고 회항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환자가 건강을 회복해 병원에서 퇴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면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5명이 교대로 근무하는 전남 닥터헬기 기장 가운데 3천번째 환자 이송 기록을 달성한 주인공은 육군 항공대에서 소령으로 예편한 박영진(64) 기장이다.

박영진 기장은 "긴박한 상황의 연속이지만, 섬마을 주민의 생명을 지키는 하늘의 응급실에서 언제나 최선의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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