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태국서 들어온 마약 ‘아바’…외국인 농촌 근로자로 확산
불법 체류 태국인 중심으로 소비
우리 농어민에게도 확산될 우려
관세청이 적발한 마약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태국어로 ‘미친 약’이라는 뜻의 신종 합성 마약인 ‘야바’가 국경을 넘어 건강기능식품과 일반식품으로 위장해 농촌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도 최근 태국인 야바 유통 조직을 일망타진했다.

호남 지역 공급책으로 지목된 태국인 A씨는 자국의 마약상으로부터 야바를 도매로 사들여 국내에 유통했다.

야바는 중간 판매책 등 7명을 거쳐 전남·북 지역에 거주하는 태국인 투약자들에게 흘러 들어갔다.

경찰이 이들로부터 압수한 야바는 무려 1198정이다.

태국인 A씨는 지난해 7월 일반 식품으로 가장한 11억9700만원 상당의 야바 2만3940정을 국제우편물로 몰래 들여와,속칭 ‘던지기’ 수법으로 농촌지역에 퍼날랐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백강진 부장판사)는 향정신성의약품 수입 범죄의 엄단 필요성을 들어 1심이 선고한 징역 10년을 유지했다.

◇ 야바 수령지는 시골 마을…‘마약으로 병드는 농촌’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A씨는 야바 수령처를 전북 부안군으로 적었다.

야바를 수령한 직후 인근 농장으로 몰래 들어가 야바를 흡입했다.

2차례 이를 반복한 A씨는 야바 유통뿐만 아니라 투약으로도 처벌받았다.

전남경찰청에 붙잡힌 야바 투약자 역시 농·어촌과 공장에서 일하는 태국인 노동자들이었다.

이들은 마약 1정당 3만-5만원에 구입했다.

마약을 사고판 태국인 대부분이 불법체류자이며 비닐하우스나 숙소 등에서 술을 마시고 투약했다.

야바가 농촌으로 파고드는 이유는 단순하다.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에서 야바가 보편화돼 있어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서 수요가 발생한다.

따라서 태국인 근로자들 사이에서 비밀리에 유통되는 야바가 우리 농·어민에게도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전남경찰청은 “야바가 마약 중에서도 하급 마약이라, 구하기 쉽고 저렴해서 동남아에서 주로 유통된다”며 “취업 목적으로 농촌에 들어오는 태국인 근로자들이 자국에서 투약했던 야바를 잊지 못하고 찾다 보니 농촌을 중심으로 마약류가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 지난해 마약류 밀수 771건 적발…야바 밀수량 1337% 급증

관세청이 밝힌 지난해 마약류 밀수 적발 사건은 모두 771건이다.

마약류 적발량은 2018년 362㎏, 2019년 412㎏에서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148㎏으로 감소했다가 2021년에는 1272㎏으로 급증했다.

2022년 적발량은 624㎏으로 전년보다 줄었지만 3년 전과 비교하면 50%가량 늘어난 셈이다.

2021년 적발량이 늘어난 것은 특송화물, 국제우편 등을 이용한 비대면 마약 밀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마약 적발량 중 94%는 국제우편 또는 특송화물, 5%는 항공 여행자를 통해 국내로 반입됐다.

지난해 적발된 마약을 종류별로 살펴보면 외국인 근로자 사이에서 인기가 많은 합성대마 (500%), 야바(1337%)의 밀수량이 전년보다 급격히 늘었다.

이에 관세청은 마약류 밀반입의 원천 차단을 위해 단속 체계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구조적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모든 화물을 일일이 뜯어보지 않은 이상 세관에서 마약류를 전부 솎아내기 어렵다는 게 현실이여서 관계당국의 고민은 깊다.

단속된 마약류[연합]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