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남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양부남(62·사법연수원 22기·사진)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장이 올해 초까지 광주·전남 지역에서 1000억 원대 전세사기를 벌인 ‘광주 빌라왕’의 변호를 맡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양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전세사기 혐의로 붙잡힌 정모 씨(구속기소)에 대한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변호인으로 선임됐다.

정 씨는 2019년 주택 400여 채를 ‘무자본·갭투자’ 수법으로 구매한 뒤 임차하는 방식으로 ‘깡통전세’를 양산해 경찰의 핵심 수사 대상이었다.

현재 3명의 극단적 선택을 초래한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사기와 같은 수법인데, 정 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당시 정 씨의 사기 규모를 480억 원(주택 208채)으로 특정했다. 또,전세금 반환 만기가 도래하면 피해액이 10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총 5차례에 걸친 정 씨의 조사 과정에선 양 위원장의 일을 돕는 변호사가 수시로 입회했다.

경찰이 지난해 11월 정 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하자, 양 위원장은 로펌에 소속된 변호사를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보내 ‘구속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정 씨를 구속했다.

양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정 씨가 기소되고도, 변호인 직을 유지하다 올 1월 사임했다.

당의 법률위원장인, 양 위원장이 중대 민생범죄 사건 변호를 맡은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와 관련, 양 위원장은 문화일보 통화에서 “정 씨의 숙부가 억울하다고 찾아와 변호하게 됐다”며 “(구속) 방어를 하려고 했지만 구속이 돼 면이 서지 않아 사임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민주당 법률 사무를 총괄하는 법률위원장을 맡은 직후 중대 민생범죄 피의자 변호를 맡아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한편, 양부남 변호사는 양향자 의원이 탈당해 무주공산이 된 광주 서구을에 변호사 사무실을 열고 총선 채비에 나섰다.

그는 전남 담양 출신으로 전남대 법대를 졸업한 후 사법고시에 합격해 대검찰청 형사부장, 광주지검·의정부지검장을 거쳐 부산고검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