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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의대에도 계약학과, 맞춤형 필수 의료학과 필요
광주과학기술원 초빙석학 이재석

이재석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부 초빙석학

최근 경실련 기자회견 자료를 보면 “18년 동안 의과대학 입학정원이 축소 동결되어 만성적인 의사 부족을 겪고 있다”고 한다. 칼럼에서는 의사 부족에 대한 나의 의견은 제시하지 않으려 한다. 필자는 의대와 관련이 없는 일반 시민으로 지역이 걱정되고 나라가 지속 가능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생각을 적어본다.

수도권 병원의 직원이었던 긴급 환자가 진료할 의사가 없어서, 다른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진 사건이 있었다. 전국에서 환자가 몰려드는 큰 병원이었음에도, 유족들은 평소에 가졌던 직장에 대한 신뢰에 배신을 당했을 것이고, 얼마나 황망한 일이었을까?

수도권의 병원에서도 흉부외과 의사를 15년 동안 찾을 수 없었다고 하니,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시골에서는 앞으로 얼마나 희생이 나와야 정책을 바꾸고 정치하는 자들이 관심을 가질까?

의료분야에서 문제점을 찾아야 정책이 나오지 않을까? 의대 지원자는 세계적으로도 인재들이 들어가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자본주의에서는 미래에 경제적으로 부를 보장해 주는 직장을 찾는 것을 탓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의대 졸업 후, 직장의 소재지와 전문진료 분야에 따라 차별되는 것을 누가 보상해 줄 수 없다. 자본주의 원리인 수요 공급에 따라 결정된다. 다만, 공공 필수 의료분야에서는 달라야 한다. 그래서 시골의 의료원은 수억의 연봉을 내세운다. 그래도 찾아오는 의사 선생님이 없다. 그러나 서울에는 의사가 몰리고 있다. 자연적으로 의사들의 수입도 천차만별이다.

국가 산업을 담당한 이공계 대학은 입학하기 전에 무슨 전공을 할까 결정을 한다. 물론 전공을 더 깊숙하게 공부하고 싶을 때는 석박사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의대에서는 인턴을 거쳐 레지던트에서 전공을 결정하게 한다.

의대에 진학하기 전에 가졌던 히포크라테스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전공을 좀 더 빨리 결정하면 안 될까? 인턴이 끝나고 나면 인기 전공이 바로 눈앞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미리 학과를 지원한다면, 지금 채우지 못한 필수 의료학과의 학생을 확보할 수 있지 않을까?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도 장학금을 받아 의대에 진학할 수 있다. 혹시 실력이 떨어진다고 걱정하는 분이 있을 수 있겠지만, 장학금을 받아 의대에 갈 수 있다면, 더 좋은 학생이 입학할 수 있다. 걱정은 하지 마시라. 혹시 실력이 좀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인성이 좋은 의사 선생님으로 선배님들께서 교육을 잘해주리라 믿는다. 그렇게 하면 정말 하고 싶었던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할 수 있는 사다리가 그들에게도 제공되지 않을까?

누가 장학금을 제공할까? 필수 의료 전공의를 채용하지 못해서 걱정하고 있는 지역 의료원이 될 수 있고, 수도권의 큰 병원에서도 장기간 흉부외과 전문의를 채용하지 못했으니, 병원이 장학금을 주고 나설 수 있다.

많은 지역 의료원에서는 필수 의료 전공학과인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가 미개설되어 운영되고 있다. 지역에 돈이 없어서 필수 의료 전공의를 초빙하는 것이 걱정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어디에 쓸 것인가? 병원과 의사가 없어서 소멸하는 지역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출산율은 서울보다 지역이 높다. 그러나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는 시골에는 없고, 도시에 몰려있다. 그러면서 인턴을 마친 의사들은 저출산율을 걱정하여 그런 필수 의료 전공에는 지원하지 않는다. 지역 의료원에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가 많으면 서울의 임산부들이 시골로 내려오지 않을까? 내과가 많으면 은퇴하신 어르신들이 고향으로 내려오시지 않을까? 그런 행복한 생각을 해 본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로 이공계 대학과 산업계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계약학과 제도를 고려해 볼 만하다. 최근 삼성에서는 반도체 산업을 위해 수도권의 우수대학뿐 아니라, 지역에 있는 연구중심대학에서도 학과와 계약해서 교육 후 경기도로 데려가겠다는 것 아닌가! 부족한 의료 인력을 계약학과라는 방식으로 장학금을 주면서 양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향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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