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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 지역에서 키운 우수 인재, “지역에 남아야”
이재석 광주과학기술원 초빙석학
이재석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부 초빙석학

한국 반도체, 배터리 산업이 흥하냐 망하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세계적으로 앞서가는 한국의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어디에 공장을 짓고 투자하는 것이 국가가 지속 가능할까? 지역에 인재가 없어서 공장을 지어도 일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 대기업의 생각인 것 같다. 그래서 일반인도 대기업 공장이 지역에 내려올 수 없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기업은 수도권에 공장을 짓고 회사를 확장한다. 그러나 나는 “'지역 소멸' 지역 과학기술대학 통해 막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최근 국가첨단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경기도 용인에 시스템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광주에서는 새로운 시장이 부임해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무척 노력했던 것으로 안다. 그러나 수도권에 반도체 국가 산단이 결정되어 ‘닭 쫓던 개’가 됐다. 그래서 광주가 아니더라도 영남과 함께 남부지역에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면 그래도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최근 국가 산단 조성 계획과 동시에 반도체 분야의 육성을 위해 삼성이 지역에 위치한 3곳의 과학기술대학(GIST, DGIST, UNIST)에 반도체 계약학과를 설치하겠다 하니 지역에서는 이미 축제 분위기다.

대기업에서 지역에는 부족하다는 인재들을 지역에 위치한 과학기술대학에서 육성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계약학과의 설치는 지역 소멸을 과학기술대학을 통해 막아보자는 나의 생각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근방 같은 방향이 아님을 인지하였다.

좋은 조건에서 공부하고자 지역의 과학기술대학에 모여들었던 학생들이 수도권의 삼성 반도체 공장으로 취직해서 올라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겠지만, 대기업의 지역 기피, 좋은 일자리 부족, 지역 인재들의 수도권에의 유출, 수도권 과밀, 저출산, 지역소멸 등이 실타래처럼 이어질 것이다.

지역의 사립대학은 입학정원 미달이 심각한 수준이다. 수도권 사립대학은 입학정원을 증원할수록 지역 학생들을 끌어드리는 흡인력이 클 수 밖에 없다. 수도권 사립대학의 증원된 입학정원은 절대 줄일 수 없다.

대학규제를 풀어 수도권에 정원을 자유롭게 하는 것은 대학의 학문을 해치고, 대학 역할을 망치는 길로 간다. 소위 대학의 꽃이라고 부르는 문·사·철도 뒷방 신세가 되어 망가질 것이다. 이미 경험했던 일이고, 현재 대학 정원을 줄이기 위해 국가 예산을 얼마나 투여해야 해결될지 모른다.

전국에 15개의 국가첨단산업단지의 조성과 삼성의 C랩 아웃사이드 광주 캠퍼스 계획이 반도체 산업을 수도권에 배치를 대신한 콩고물로 의심하지 않도록, 지역에도 획기적인 좋은 일자리 창출 계획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지역 친화적 생각을 가지고 지역의 과학기술대학에 몰려든 학생들이 졸업 후 서울로 향하지 않고, 지역 과학기술대학의 주변에서 스타트업 기업의 주인으로 남아 있는 실리콘밸리 같은 꿈을 한국에서는 가질 수 없을까?

지역에 위치한 연구중심대학 과학기술대학 학생들은 계약학과를 졸업하지 않더라도 대부분 대기업에 취직한다. 문제는 그 지역에 좋은 일자리가 없어서 대전 북쪽에 위치한 기업 및 연구소에 취직한다는 것이다. 이번 국가 산단 지정과 계약학과의 설치로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만 해결하려 하지 말고, 후세대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생각하면서 산업 발전과 인재 양성을 계획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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