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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석열 대통령, 순천에 '예산폭탄' 투하 의지 내비쳐
尹 "순천은 제가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곳" 극찬…문화부장관 "돕겠다" 전화 와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3월31일 저녁 2023순천만정원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해 시민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순천시 제공]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개최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에 참석해 순천 지역 현안에 전폭적인 지원의사를 드러낸 뒷얘기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통령 취임 1년 만에 첫 호남방문 행선지로 '순천'을 택한 것이 관심을 받았고, 전국의 수많은 축제 가운데 순천만정원박람회장을 방문한 것을 두고도 그 배경에 갖가지 해석이 나온다.

4일 순천시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저녁 정원박람회 개막식 축사에서 “순천은 제가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곳”이라면서 “순천이 호남과 대한민국 발전의 핵심 거점이 되도록 제대로 챙기겠다”라고 말해 시민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이어 “순천에서 멋진 봄을 만끽하시고 행복한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너무 멋진 밤입니다!”라며 축사를 마무리했다.

특히 “너무 멋진 밤입니다”라는 발언은 당초 축사 원고에 없었으나, 윤 대통령이 즉석에서 던진 멘트로 대통령의 순천을 향한 압축된 소감으로 읽히고 있다.

개막식 참석 이후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 매체에서 “순천국제정원박람회는 도시를 키운 행사, 대통령이 안 갈 수는 없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순천 방문 의미를 설명했다.

개막식 전후로 이뤄진 윤 대통령과 노관규 시장의 환담과 가든스테이 만찬 자리에서 오간 흥미로운 대화 내용도 조금씩 공개되고 있다. 윤 대통령 내외 행사에는 비공개여서 언론사 접촉이 제한됐다.

무소속 노관규 시장은 환담 자리에서 순천의 생태 보존 발자취와 정원박람회 개요를 보고하고, “공식 브리핑은 끝났지만, 대통령님을 언제 또 뵙겠냐, 순천에 대통령님이 풀어주셔야 할 현안이 있는데 말씀드려도 되겠냐”라고 정중하게 말문을 열었다.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이며 흔쾌히 승낙하자, 경전선(경상~전라) 노선 우회와 동천 명품하천 사업, 애니메이션클러스터 예산 등을 건의했다.

건의를 경청한 윤 대통령은 “경전선의 도심 통과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우회를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명품하천 사업에 대해서는 “지방하천을 수도권과 영남만 주고 호남은 안 주면 균형이 맞지 않다”며 한화진 환경부 장관에게 검토를 지시하는 등 '선물 보따리'를 두둑히 안겼다.

순천은 민주당 일색인 가운데서도 특이하게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을 재선 국회의원에 등극시키고, 최루탄 투척의 김선동 의원도 2선에 당선되는 등 호남에서 좌-우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은 곳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최근에는 국민의힘 이준석 전 당대표가 천하람 순천당협위원장과 손잡고 순천정원박람회장에서 영어 통역봉사를 희망하고 순천과 진주에서 중2 수학과외를 시도하는 '순진(순천+진주)한 행보'를 예고하는 등 정치권 구애를 받는 '관심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만찬에서도 "개막식에 정말 감동받았다, 특히 주제공연은 세계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며 “이 정도면 지방정부를 믿고 권한을 이양해 줘도 좋겠다는 확신이 든다”고 순천시의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이 자리에서 노 시장은 지역의 웹툰작가가 그린 대통령 부부의 캐리커처를 전달하며 “수도권으로 청년인구 유출을 막고 원도심에 비어 있는 공간을 기업들로 채워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기에는 기존 300억 원의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애니메이션클러스터 사업 확대를 건의했다.

김건희 여사는 “대통령께서 잊지 않도록 제가 챙기겠다”며 같이 화답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대통령의 메시지가 전달된 지 이틀 만에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노관규 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와 애니메이션클러스터 사업 추가 지원을 약속하는 등 현안사업이 일사천리로 해결돼 윤 대통령 방문 성과를 톡톡히 봤다는 평가다.

순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김건희 여사는 해설사의 안내로 박람회장을 둘러보고, 가든쇼 작품 작가들과도 이야기를 나누면서 '순천은 또 오고 싶은 곳이다. 아름다운 순천을 잘 지켜 후손들에게 물려주시길 바란다'고 말씀하셨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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