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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대인데 술 팔았죠, 100만원 주세요” 60대 식당 사장님의 한숨
주류 판매 유도 먹튀…자영업자만 속앓이
업주만 벌금·영업정지 등 행정처분 불공정
지난 4일 광주 북구 오치동 한 식당에 손님으로 위장한 10대 여성 2명이 술과 음식을 시켜 먹고 있는 모습. [독자제공]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저희 10대인데 술 파셨죠. 음식값은 못 내겠어요.” “대신 100만원을 주면 넘어갈게요”

고물가, 내수부진 등으로 벼랑끝에 놓인 자영업 현장에 일부 10대들이 술판매를 유도한 후 이른바 ‘먹튀’에 협박까지 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 10대들은 불법 주류판매를 빌미로 업주를 협박하고 금품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는만큼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광주시 북구 오치동 한 유명 식당을 운영하는 60대 A씨는 분통 터지는 사연을 털어놨다.

그는 10대 여학생 2명을 사기(무전취식) 및 협박 등의 혐의로 광주 북부경찰서에 고소했다. 지난 4일 오후 6시 40분께 가게를 찾은 여성 손님 2명이 삼겹살 2인분과 소주 1병을 주문했다.

2시간 후. 갑자기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이들이 A씨에게 “구청에 신고하면 영업정지 당한다. 신고 안할 테니 우리 각자에게 100만원씩 현금으로 달라”는 협박이었다.

A씨는 이들에게 “이러면 안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들은 끝까지 금품을 요구했고, 결국 A씨는 경찰에 신고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음식값 3만5000원을 못받은 것은 물론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이 두려웠지만 억울함을 참을수가 없었다.

10대들이 무전취식 수법이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

일단 술을 팔도록 업주를 속이기만 하면 나머지는 일사천리다. 현행법상 10대에게 술을 파는 행위는 대부분 업주의 과실로 이어지며 처벌로 이어진다.

문제는 10대 사이에서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광주 5개 자치구가 분석한 최근 3년간(2020~2022년 기준) 식당 등 대상 청소년 주류판매 위반 행위 현황 자료를 보면 이 기간 총 374건의 부정행위가 적발됐다. 이 중 행정처분으로 이어진 건수는 314건에 달했다. 10건 중 8건 이상이 행정처분 대상이 됐다.

광주첨단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B대표는 “단돈 몇푼 벌려고 행정처분의 위험성을 떠안고 미성년자들에게 술을 파는 업주는 거의 없다” 며 “고의로 업주를 속여 술판매를 유도하고 협박까지 하는 간큰 10대들에게는 강력한 처벌이 따라야 한다 ”고 밝혔다.

김유번 광주전남프랜차이즈협회장은 “신분증 위조, 합석 등 사실상 통제가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들이 수법을 공유하며 범행을 이어가면서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자영업 사장님들이 이런일까지 겪게되면 삶의 의지마저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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