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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아들 공일아! 우리는 어떡하라고”…순직 새내기 소방관 영결식
성공일 소방교 마지막 길 배웅
옥조근정훈장·1계급 특진 추서
9일 전북 김제시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에서 순직한 고 성공일 소방교의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제)=황성철 기자] “내 새끼 공일아! 우리는 어떡하라고 먼저 가냐” 전북 김제의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인명을 구조하다가 순직한 김제소방서 금산119안전센터 소속 성공일 소방교의 영결식이 전북도청장(葬)으로 9일 엄수됐다. 성 소방교의 운구 차량이 이날 오전 10시 김제 국립청소년농생명센터로 들어서자 정복을 입은 동료 소방관들이 도열해 맞았다.

운구행렬 뒤로 유가족들이 "내 새끼, 공일아!"를 울부짖으며 뒤따랐다. 고인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장송곡을 뚫고 강당 전체를 울려 추모객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유가족들은 살갑고 늠름했던 고인이 먼저 세상을 떠난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영결식 내내 목 놓아 울었다

이날 영결식은 운구 행렬이 입장한 뒤 묵념과 고인에 대한 약력 보고로 시작해 1계급 특진·훈장 추서, 조전 낭독, 영결사, 조사,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영결식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찬대·한병도·이원택·오영환 의원, 국민의힘 김웅 의원과 김관영 전북도지사,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 등이 참석했다.

장례위원장인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영결사에서 “고인은 임용된 지 1년도 안 된 소방관이었다”며 “고등학교 때부터 소방관이 되길 희망했고, 오랫동안 준비해서 그 꿈을 이룬 만큼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책임감이 남달랐다”고 추모했다. 이어 “사람이 있다는 말에 다시 불 속으로 뛰어들었던 그 마음에 고맙고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며 “두 번 다시 소방관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영결식에 참석한 동료 소방관들은 눈을 질끈 감거나 눈시울을 붉히며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했다. 동료 대표로 조사를 낭독한 금산119안전센터 소속 이정환 소방사는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게 소방관의 책무라지만 젊은 나이에 이렇게 홀연히 떠날 줄 몰랐다”며 “화재현장에서 보여줬던 너의 고귀한 정신을 남아있는 우리들이 영원히 가슴에 새기며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울먹였다.

영결식을 마친 유족들은 쓰러지듯 오열하며 운구차량에 올라탔다. 유가족들의 오열이 이어지고 장송곡의 소리가 줄어들자 장례식장은 다시 슬픔으로 가득 찼다. 전주 승화원에서 화장을 마친 고인의 유해는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된다.

성 소방교는 지난 6일 오후 8시 33분께 김제시 금산면의 한 주택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를 하다가 숨졌다. 그는 앞서 대피한 할머니로부터 ‘안에 사람이 한 명 더 있다’는 말을 듣고 70대 남성을 구조하기 위해 주택 내부로 진입했지만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정부는 고인의 희생과 투철한 사명감을 기리기 위해 옥조근정훈장과 1계급 특진을 추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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