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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가 경험많은 농사꾼 앞서게 하는 생명과학입국 선언을 [제1회 한국농업미래혁신포럼]
윤종록 전 미래부 차관 기조 연설
2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회 한국농업미래혁신포럼에서 윤종록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농업과 과학기술이 뒷받침하지 못하는 100세 시대는 결코 장밋빛 미래가 되지 못한다. 노후 문제와 환경파괴, 먹거리 부족 등이 심각한 현실 문제로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농업이 준비되지 않은 미래는 재앙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경고다.

윤종록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는 2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회 한국농업미래혁신포럼 기조연설자로 나서 ‘1조세(兆歲) 시대, 생명과학시대(Biological Century)’를 통해 농업 등 생명과학의 중요성과 발전 전략을 집중 소개했다.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을 농업과 생명, 바이오산업에서 찾았다. 윤 교수는 “자신의 체질에 맞는 맞춤형 건강식품이 부상하고 있어 먹는 것 자체가 약이 되는 식품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스마트농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도 유기 분해 능력과 머드 함량이 가장 우수한 갯벌을 넉넉하게 보유한 만큼 이런 것을 브랜드화해 아시아 푸드밸리로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가 좁은 네덜란드가 오늘날 세계적인 농업강국으로 성장한 것처럼 우리 농업의 미래도 자체적인 강점의 브랜드화에 있다는 의미다.

6·25한국전쟁 직후 반세기 만에 세계적인 경제강국으로 성장한 우리의 발전 경험도 미래 농업의 훌륭한 자양분이다. 원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중화학 입국’을 선언한 것이 50년 전이다. 40년 전에는 정보통신산업 입국을 선언했다. 당시 개인전화 한 대값이 아파트 한 채와 맞먹던 시기에 모두가 무모하다고 생각했던 정보기술(IT) 투자가 대박이 난 것이다.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정보통신 인프라는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산업은 세계 최고의 정보고속도로를 활용해 4조달러에 육박하며 세계 ICT시장의 8%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게 대한민국 경제 현실이다. 중국 등 후발주자의 추격이 매서운 데다 시장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8%, 식량 6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가 치솟고 곡물 가격이 오르자마자 무역수지는 100억달러 이상 적자를 기록했다. 우리 경제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대안 마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제1회 한국농업미래혁신포럼이 2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과학기술과 농업혁신’을 주제로 열린 가운데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지인구 대월농협 조합장, 고성신 농협중앙회 광주지역 본부장, 김형덕 광주조합장운영협의회 의장, 박서홍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장, 박홍재 전남도농업기술원 원장, 장승영 농협중앙회 이사, 김병원 한국생명과학기술연구원 회장, 전창협 헤럴드 대표이사,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민승규 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곽상수 한국생명공학 책임연구원, 김석기 농협중앙회 본부장, 김길용 전남대 농생명화학과 교수, 김해원 땡스카본 대표, 황성철 헤럴드경제 호남취재본부장. 광주=박해묵 기자

2050년 세계인구 100억명이 100세를 사는 1조세 시대가 된다.

의료보건·제약·식품을 망라한 생명과학산업의 규모는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4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2018년 세계경제포럼은 이미 ‘생명과학시대(Biological Century)’를 선언하기도 했다.

윤 교수는 “네덜란드는 경상도 면적에 불과하지만 세계 2위 농업수출국이다. 생산하는 토마토만 하더라도 종류가 수백종이고 파프리카 씨앗 1g을 금 2g 가격에 팔 정도”라며 “이제 물을 더 많이 주고 생산량을 늘리는 단순농업의 시대는 끝이 났다”고 소개했다.

메마른 모래 땅에서 농업강국으로 도약하고 있는 이스라엘의 사례도 더해졌다. 윤 교수는 “이미 이스라엘에서는 지구 환경을 고려한 농업 혁신이 대세다. 우리가 농업보조금 정책으로 민심을 달래는 동안 그들은 농토의 면적과 기후, 토질에 구애받지 않는 생명과학에 매진하고 있다”며 “인공지능(AI)이 이세돌을 앞서듯이 경험 많은 농사꾼을 앞서게 하는 생명과학 입국을 선언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100세 시대, 초고령화 사회의 기반인 바이오산업의 발전 근간에는 농업이 자리 잡고 있다. 윤 교수는 “미래 사회는 에너지, 식품, 환경의 삼각관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예를 들어 1t의 소고기를 얻기 위해서는 1만5000t의 물이 필요하지만 1t의 인조 고기는 물 500t이면 충분하다”며 “스마트농업과 친환경에너지를 통해 식품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생명은 경제의 최후 가치 영역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 최고의 유산인 갯벌의 가치를 재발견해야 한다”며 “세계 5대 갯벌 중 으뜸으로 치는 대한민국 갯벌은 농토의 1000배 이상의 가치가 있다. 앞으로는 갯벌이 돈이 되고 미래의 보고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주=서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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