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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조세 시대, 위기의 한국 농업 해법을 찾다” [한국농업미래혁신포럼]
과학기술과 농업혁신…“농업, 미래먹거리로”
한국농업미래혁신포럼, 20일 광주서 개최
기후변화·국제분쟁·식량난 극복 전략 모색
 
제1회 한국농업미래혁신포럼이 2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과학기술과 농업혁신’을 주제로 열린 가운데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이 많은 청중 앞에서 ‘1조세(兆歲)시대, 생명과학 시대(Biological Century)’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윤 전 차관은 “ 농업생명공학 발전 없이는 1조세 시대를 이겨 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광주=박해묵 기자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홍태화 기자] #. 경상도 면적에 불과한 네덜란드. 이 작은 나라는 미국 다음으로 세계 2위의 농업 수출국이다. 네덜란드가 농업으로 먹고사는 비결은 무엇일까? 네덜란드는 30년 가까이 시코 만스홀트 장관에게 농업부를 맡겼다. 그는 농업보조금을 과감히 없앴고 농업혁신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성과는 이어졌다. 인구 3만5000명에 불과한 바헤닝언 푸드밸리에서는 네덜란드 국내 총생산(GDP)의 10%를 생산한다. 인구소멸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가 주목하는 이유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 국제 분쟁과 기후변화로 발생한 글로벌 식량문제를 해결하고 농촌경제 자생력을 기르기 위한 ‘제1회 한국농업미래혁신포럼’이 2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전창협 헤럴드 대표를 비롯해 김병원 한국생명과학기술연구원 회장,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 민승규 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농업인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포럼은 농림축산식품부와 전남도가 후원하고 헤럴드경제·코리아헤럴드, 한국생명과학기술연구원이 공동 주최했다. 위기 속 대한민국 농업을 미래먹거리로 발굴하자는 취지다.

지난해 환경브랜드 ‘H.eco’를 론칭하고 기후위기시계를 전국에 확산시키고 있는 헤럴드가 이번엔 농업을 핵심 어젠다로 꺼냈다. 코로나19를 비롯한 기후위기, 국제분쟁, 경제위기 등을 극복하기 위해 농업을 미래산업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전창협 헤럴드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기후변화, 국제분쟁으로 야기된 식량난은 시간차가 있을 뿐 결국 어느 국가도 피해갈 수 없는 문제”라며 “경제위기 극복과 자생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나라의 근간이 되는 농업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병원 한국생명과학기술연구원 회장은 “시장개방 등 농촌은 지금 위기감이 깊어가고 있다”며 “포럼이 우리 농업과 농촌에 희망을 불어넣고 농수축산인 모두에게 미래를 준비하는 길잡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포럼 주제는 ‘과학기술과 농업혁신’이다.

이번 포럼에서는 대한민국 식량자급 현황과 식량안보 대응책을 살펴보고, 삶의 근간이 되는 농업 시스템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집중 조명했다.

“생명산업은 식품과 제약, 의료보건 등 18조달러 규모에 달합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 80조달러 가운데 22.5%를 차지하는데 이는 세상이 생명과학 시대로 이미 진입했다는 근거입니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윤종록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는 생명과학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윤 교수는 ‘1조세(兆歲) 시대, 생명과학시대(Biological Century)’를 주제로 농업과 생명, 바이오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인구와 수명연장이 생명산업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0년간 세계 인구는 60억명으로 늘었고 평균 수명도 길어졌다. 윤 교수는 “앞으로 30년간 세계 인구는 100억명, 평균수명은 100세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지구가 1조년간 사람을 부양해야 하는 셈인데 부양 부담이 2~3배 늘어나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1조세(歲) 시대를 미리 대비해야 하는 이유”라고 언급했다.

‘1조세 시대’의 지구는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노후 문제는 심각해지고 환경은 파괴되고 먹거리는 부족해진다. 농업생명공학 발전 없이는 1조세 시대를 이겨 낼 수 없다.

제1회 한국농업미래혁신포럼이 2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과학기술과 농업혁신’을 주제로 열린 가운데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이 많은 청중 앞에서 ‘1조세(兆歲)시대, 생명과학 시대(Biological Century)’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윤 전 차관은 “ 농업생명공학 발전 없이는 1조세 시대를 이겨 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광주=박해묵 기자

기조연설 이후에는 5개 세션이 이어졌다. 첫번째 세션 강연을 맡은 곽상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기후위기와 식량안보’에 대해 발표했다. 농촌 인구는 소멸 위기에 처해있는 반면 곡물자급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최하위에 있는 한국의 현실을 소개했다.

결국 해답은 농생명공학기술 혁신이라는 점에서 공감대를 얻었다.

이어 민승규 전 농림부 차관은 ‘메타버스와 한국의 미래농업’, 박미성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이 ‘식품산업 정책방향과 미래 이슈’로 연설했다. 김길용 전남대 농생명화학과 교수는 ‘기능성 미생물(GCM)을 이용한 작물의 병해충 방제 및 생산성 증대’ 강연에 나섰다.

‘땅끝마을’ 전남 해남군과 함께 지속가능한 농업을 시도하고 있는 김해원 땡스카본 대표는 성공사례와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게임을 활용한 방식으로 시민이 메타버스에 들어와 탄소농업 교육을 받고 게임 미션을 완수하면 가상 탄소크레딧을 받고, 탄소 감축 쌀로 교환할 수 있는 구조다.

이번 포럼은 유튜브 채널 ‘헤럴드포럼’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됐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도 “기후변화가 심화되면서 한반도에서 아열대 작물재배가 느는 등 농업에도 큰 변화가 불고 있다”면서 “전남은 선제적 대응을 위해 농식품기후변화대응센터, 국립아열대작물실증센터 등 미래농업 기반을 갖춰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과학 기반의 농업 혁신이 성공하려면 한국농업미래혁신포럼과 같은 현장의 혁신적인 논의가 활성화돼야 한다”며 “오늘 포럼이 우리 농업 발전의 큰 디딤돌이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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