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백도.

[헤럴드경제(여수)=박대성 기자] 1979년 문화재청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7호로 지정된 후 사람의 출입이 제한된 전라남도 여수시 삼산면 '백도'에 대한 제한적 입도가 검토될 전망이다.

전국 129곳이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명승으로 지정된 가운데 여수 백도, 거제 해금강, 서귀포 산방산 3곳만 출입제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지만 출입제한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었던 곳이다.

14일 민주당 여수갑 주철현 국회의원에 따르면 마을 주민들 요구를 토대로 지난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2022년도 결산심사 경제부처 질의에서, 문화재청장에게 ‘제한적 입도 필요성에 대한 검토’를 요구했다.

수산업과 관광업이 주요 수입원인 거문도 주민들은 인근의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포함된 백도가 사람 출입제한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악영향을 끼친다며 보완을 요구해 왔다.

이에 주 의원은 "문화재 보존을 목적으로 하는 ‘문화재보호법’의 취지나 노력에 관해서 동의하지 않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면서 "다만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이를 공개하는 것 또한 문화재보호법에 명시된 만큼 입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상(上)백도에는 이미 관리목적의 접안시설과 탐방 시설이 설치돼 있어서 현재 입도가 가능한 상태이나, 관계 전문가 등 사전검토를 거쳐 백도 출입여부를 면밀히 살피겠다”고 답변했다.

주 의원은 “백도가 생태의 보고로 평가 가치를 보호하면서도, 그 가치를 탐방객들과 공유하는 것이 명승 지정의 취지일 것이다”면서 ”제주도 성산 일출봉, 거문오름 같은 세계자연유산처럼 제한적인 공개를 통해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모델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거듭 제안했다.

39개의 무인도로 이루어진 백도는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이 장관을 이루는 돌섬이지만, 명승으로 지정된 이후 43년간 출입이 제한돼 거문도 유람선을 탑승해 해상에서만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