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선거운동 기간 광주 광산구 송정매일시장을 찾아 광주복합쇼핑몰 유치 등 지역공약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광주복합쇼핑몰 유치에 국비 9000억이 필요합니다. 트램 등 교통편의시설 확충에 수천억의 예산이 소요됩니다.”

“복합쇼핑몰 같은 민간사업에 왜 막대한 국비를 들여야 하나요? 광주는 예산이 없어 지하철 건설도 2~3년 미뤄진 상태 아닌가요?”

지난 18일 광주에서 열린 ‘국민의힘·호남권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강기정 광주시장의 작심 발언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민간 영역인 복합쇼핑몰 구축사업에 국비지원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데다 예비타당성 검토와 타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 등 풀어야 할 숙제가 한두개가 아니다.

실제 이 자리에 함께 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날 광주시 구상을 처음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강 시장의 정책 제안에 즉답을 피했다. 시종일관 화기애애하던 예산정책협의회는 잠시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18일 오후 광주시청 3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호남권(광주·전북·전남)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강기정 광주시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호남대표 공약 중 하나인 광주복합쇼핑몰 유치에 “현실적인 대안 없이 감성적으로 밀어 부치는 것은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강 시장은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를 위해 국비 9000억 지원을 요청했다.

이중 6000억원은 복합쇼핑몰 이용 고객과 시민 편의를 위한 연결수단 설치다. 트램과 주변 연결도로 등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3000억원은 생산자·소상공인·소비자가 선순환하는 디지털 기반 물류체계 조성이다.

강 시장은 ‘국가지원형 복합쇼핑몰 유치’를 지역 핵심 현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광주에 들어설 쇼핑몰은 국가지원, 민간자본, 지자체의 신속행정이 시너지를 내 민간의 수익성과 공공의 공익성이 공존하는 모델이 되어야 한다” 고 거듭 강조했다.

강 시장 발언 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18일 오후 광주시청 3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국민의힘-호남권(광주·전북·전남)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기업 복합쇼핑몰 유치 광주시민회의는 19일 “지자체가 중앙정부에 국비 지원을 요청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정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 타당성을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며 “하지만 강 시장은 윤 대통령이 복합쇼핑몰을 공약했으니 9000억 원은 내놓아야 한다는 식의, 비현실적 요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광주시의 트램 설치 관련 국비 요청은 그 자체로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는 트램 설치를 복합쇼핑몰과 억지로 연결해 국비 지원을 요구한 것” 이라며 “광주시의 이 같은 설익은 정책은 내용은 없고 선언만 있으며, 그럴싸한 제목만 붙여서 국가 예산만 따오면 장땡이라는 식의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우리는 복합쇼핑몰 유치와 관련된 소상공인과의 상생 협력 프로그램에서 모든 종류의 전시성 사업에 반대한다” 며 “광주시는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대기업과의 협의를 통해 실효성 있는 소상공인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