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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용승인도 안 받은 대형리조트서 축사한 ‘도지사와 군수’
신안 씨원아일랜드 그랜드 오픈 행사 ‘말썽’
김영록 지사 “신안군, 행정절차 잘 뒷받침”
박우량 군수 “신속한 인허가, 책임은 수장이”
김영록 전남지사가 18일 그랜드오픈 개장식에 참석하기 위해 라마다&씨원리조트를 찾았다. 서인주 기자

[헤럴드경제(신안)=서인주·황성철 기자] 김영록 전남도지사와 박우량 신안군수가 사용 승인을 받지 않은 대형 리조트 개장식에 참석해 축사까지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인허가권을 가진 지역단체장들이 적법 절차를 어긴 민간기업 행사장을 찾아 응원메시지를 전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섬 주민은 공사 과정에서 수십년간 운영한 백길해수욕장 매점을 신안군에 의해 강제 철거당한 데다 해변 출입 금지, 지하수 고갈 등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도지사와 군수가 따가운 눈총을 받는 이유다.

지오그룹(회장 최일기)은 지난 18일 전남 신안군 자은면 백길해수욕장 일원에 씨원아일랜드 그랜드오픈 개장식을 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 지사와 박 군수, 김혁성 신안군의회 의장을 비롯해 700여명이 참석했다. 개장식 이후에는 인기 가수가 함께하는 공연도 진행됐다. 현장은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라 안전사고 우려도 컸다.

다음달 개장을 앞둔 씨원아일랜드는 이달 말까지 조건부 승인만 받은 상태다. 교통, 환경 등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개장이 연기될 수도 있다.

인허가 등 추진 현황. [신안군청]

실제 장애인 편의시설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태로 임시사용 승인 신청만 해놓은 상태다. 소방검사는 행사 전날 마쳤으나 이마저도 부분 준공에 그쳤다. 지오그룹은 개장식 이후인 20일 임시사용 승인과 영업허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오그룹은 1500억원을 들여 호텔 162실, 리조트 245실, 대형 컨벤션 등 총 407실 규모의 숙박시설 2동을 짓고 오프닝 행사를 개최했다.

리조트 옆 부지에 110실 규모의 또 다른 숙박시설도 지을 계획이다. 이곳도 허가를 받아놓은 상태지만 전체 사용 승인시기는 불투명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전남지사와 신안군수는 지오그룹을 치켜세웠다. 전남도민과 신안군민 수백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신속한 인허가와 조건부 승인만을 자랑한 셈이다.

김 전남지사는 축사를 통해 “같은 섬사람으로 씨원아일랜드 준공이 벅차고 기쁘다. 이런 곳에서 살고 싶을 정도로 뜻깊고 자랑스럽다” 며 “올해가 ‘전남 방문의 해’인데 선물과도 같은 대형 리조트에 투자해준 최일기 회장에 감사드린다. 박우량 군수도 행정 절차를 잘 뒷받침해줬다”고 말했다.

그랜드오픈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김영록(오른쪽) 전남지사와 박우량(가운데) 신안군수, 최일기 지오그룹회장이 행사장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서인주 기자

이날 박 신안군수도 5분 이상 축사를 이어갔다.

박 군수는 “최 회장이 2년 전 사업투자를 앞두고 군수실에 찾아왔다. 산림청 보호구역 등 안 되고 어려운 건은 조건부로 처리하고 보완하면 된다”며 “신안군 관광산업과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신속한 인허가가 필요하다. 모든 책임은 군수가 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은비상대책위원회 한 관계자는 “지오그룹 측에서 주민과 상생을 위해 수차례 달콤한 제안을 해왔으나 지켜진 것은 없다”며 “전남도와 신안군도 더는 신뢰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대해 문성칠 신안군 행정복지국장은 “사용 승인을 받지 않았더라도 개장식은 할 수 있다” 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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