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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대 30대 총장 3대째 세습…지역사회 ‘우려’
김동진 총장, 교수 경력 4년·설립자 손자
구성원 의견수렴 절차 없어·자질 우려
고 김혁종 총장 영결식[임문철 기자]

[헤럴드경제·남도일보 공동취재(광주)=황성철·김명식 기자] 광주대학교가 고 김혁종 총장의 30대 아들을 신임 총장으로 임명해 지역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학교법인 광주대는 지난 14일 오후 긴급이사회를 열고 김동진(37) 광주대 청소년상담·평생교육학과 교수를 선임하고, 이튿날인 15일 임명장을 수여했다.

신임 김 총장은 지난 12일 갑작스레 별세한 고 김혁종 총장의 아들이자 설립자인 고 김인곤 총장의 손자다. 김 총장의 부임으로 광주대는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아들까지 총장직을 수행하는 3대 세습 총장 시대를 열었다.

김 총장 임명에 대해 광주대 이사회는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각종 현안에 혁신적이며, 자주적으로 대응할 적임자로 판단돼 김동진 교수를 광주대학교 차기 총장으로 선임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광주대 안팎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장관급으로 예우하는 대학 총장 선임은 사회 통념상 기업총수 승계와는 다르다. 김 총장이 교수 부임 4년만에 총장직을 수행할만큼 역량을 갖췄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총장 선임이 고 김혁종 총장 장례식 당일 날 이뤄진 점도 지적했다.

한 교수는 “후임 총장 선임이 부친을 땅에 묻고 돌아온 날 당일 오후에 마치 군사작전 하듯 초고속으로 진행할 만큼 긴급한 사안이었나 싶다”면서 “대학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최소한의 공론화 과정도 없이 ‘그들만의 논의’로 후임 총장을 결정했다는 반증이다”고 밝혔다.

김 총장의 경력을 놓고는 교수들 사이에선 ‘참담하다’는 혹평까지 나왔다. 만 37세인 김 총장은 2018년 성균관대학교 초빙교수를 지냈다. 같은 해 광주대학교 청소년상담·평생교육학과 조교수로 임명된 뒤 교육혁신연구원 교육성과관리센터장, 부총장실 미래발전연구원 부원장 등을 역임했다. 교육성과관리센터장과 미래연구원 부원장으로 일하면서 경영 후계 수업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 교수가 경영 승계 수업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대학 4년 근무 경력으로 학생 7천여명·교수 452명·교직원 134명의 큰 대학을 이끌 적임자인지는 반응이 갈린다. 더구나 광주대를 포함한 작금의 전국 지방 사립대학들은 학생 수 급감과 14년째 이어진 등록금 동결로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에서 능력을 보일지 미지수다.

참여자치21 기우식 사무처장은 “나이로 사람의 능력을 평가해서는 안되지만 대학 총장은 지역의 어른 역할을 하는 위치다. 경영 능력과 의지도 필요하지만 연륜과 학자로서의 업적, 인품이 중요하다”면서 “장례가 끝난 뒤 반나절만에 전임 총장의 아들을 새 총장에 선임한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은 사회의 공적기구인데 광주대가 과거 조선대처럼 특정 가족의 전유물이 됐다는 생각이다”며 “도덕적인 문제를 떠나 교육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지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광주대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후임 총장을 누구로 할 지 여러 방안을 놓고 고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설립자 정신 구현과 책임 경영, 안정적인 대학 운영 등을 고려해 김 총장을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광주대는 1980년 12월 광주 경상대로 개교한 이래 개방대를 거쳐 1990년 광주대로 개명한 이래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설립자였던 김인곤 전 이사장은 연세대 교수 출신으로 재야에서 존경받던 성내운 선생을 개교 초기 학장으로 영입한 것을 비롯 김난수, 신극범, 이재원 박사에 이르기까지 교육계 원로들을 20여 년간 총장으로 추대했다. 그런 후 김혁종 총장은 기획실장을 역임하며 대학 운영 능력을 검증받은 뒤 2003년 5월부터 최근까지 19년간 학교를 이끌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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