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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주보훈병원 전문의 공백 ‘장기화’…보훈가족·환자 불편 가중
집단사직으로 13명 의사 결원 발생
피부과·신경외과·안과 전문의 ‘0명’
지난 14일 광주 광산구 산월동에 위치한 광주보훈병원에서 진료를 받기 위해 환자들이 대기하고 있다.[박건우 기자]

[헤럴드경제·남도일보 공동취재(광주)=황성철·박건우 기자]광주보훈병원의 전문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보훈가족과 환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2월 12명의 전문의가 집단 사직했지만 인력이 충원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문의들이 추가로 떠날 가능성도 있어 진료차질이 더 우려되고 있다.

◇‘엑소더스’어쩌나

광주 광산구 산월동에 있는 광주보훈병원은 애국지사, 상이군경 등 국가유공자에 대한 국비 진료와 국가유공자 유가족, 참전군인 등에 대한 감면 치료를 전담하고 있다. 고엽제 검진과 휴유증환자 진료, 중상이자에 대한 의학적 정신적 재활 치료도 맡고 있다. 하지만 광주보훈병원에서 근무하는 전문의들의 ‘엑소더스(Exodus·대탈출)’가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광주보훈병원 전문의는 모두 55명으로, 정원 68명보다 13명 결원이 발생한 상태다. 특히 피부과, 신경외과, 안과 등 3개 진료과의 경우 전문의가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보훈병원 은 다른 병원에서 전문의를 초빙해 대체 진료와 치료를 하고 있다.

광주보훈병원의 의료진 공백 사태는 4개월 전 수면 위로 불거졌다. 전문의 12명이 집단으로 사표를 냈으나 충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광주보훈병원 전문의들의 과중한 업무 부담과 그에 따른 피로 누적, 처우 문제 등으로 의사들이 떠났다.

전문의 12명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한 당시 광주보훈병원에는 안과 전문의가 한 명도 없었다. 소화기 내과, 신경외과 등에서 근무했던 전문의는 수술과 외래 당직, 응급실 운영 등 열악한 근무여건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민간병원과의 연봉 격차가 1.5~2배 이상 벌어져 의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렸다. 공휴일과 야간시간대 병동 근무를 하는 전공의 수급난도 전문의 엑소더스를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광주보훈병원이 도입한 성과연봉제에 대한 불만도 한몫했다.

광주 광산구 산월동에 위치한 광주보훈병원 원무과에는 진료 일정 차질에 대해 안내하는 문구가 쓰여 있다.[박건우 기자]

◇보훈가족·환자·의료진 ‘불만’

광주보훈병원의 전문의 공백 사태가 지속되자 병원을 찾는 국가유공자 등 보훈가족은 물론 일반 환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전문의가 모자라다 보니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하고 치료와 입원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병원에 환자가 몰리면서 대기표를 뽑고 순번을 기다리는 데만 한참이 걸린다는 불평이 나왔다.

국가유공자 곽모(76)씨는 “보훈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연세가 많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진료와 치료를 받을 때까지의 과정이 너무 불편하다”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을 위한 병원인데 하루빨리 진료 공백 문제가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상이군경회 광주시지부 관계자도 “차질 없이 환자들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루빨리 진료 공백 문제를 해결해줬으면 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광주보훈병원 관계자는 “지난 2월 당시에는 의료진들이 잇따라 퇴사하면서 환자분들이 많은 불편함을 겪었지만, 현재는 조금씩 진료 공백이 해결되고 있다”며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차질 없는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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