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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 지역 생존에 대한 소고
이재석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부 초빙석학
이재석 광주과학기술원 초빙석학

[이재석 지스트 초빙석학] 지역 소멸에 대한 생각을 오랫동안 해왔다. 벚꽃이 지는 순서로 대학이 소멸할 거라 말한다. 조영태 교수의 인구학까지 끌어 드리지 않더라도, 지스트에서 은퇴한 나에게 영향이 미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학 및 중고등학교가 사립학교에 해당되어, 거기서 종사한 사람들은 사립학교연금공단에서 연금을 받는다. 연금을 낼 종사자들도 줄어들기 때문에 사학연금이 먼저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나와 같이 태어난 세대들을 베이붐어 1세대라고 한다.

1970년도에는 100만명 정도가 태어났으니, 2020년대에 20만대를 찍으면 20%대로 줄어드는 것이다. 2020년경을 기해서 수도권의 인구가 전국의 50%를 넘어가고,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많아지고 있다.

서두에서 ‘걱정이 태산’처럼 글을 시작했으니, 후배 세대들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조영태 교수는 ‘인구학은 미래를 예측하고 기획할 수 있어서 대응을 잘하면 20만대의 인구로도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하여, 나는 과학기술 분야의 전문가로서 안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소멸에 이르기 전에 지역이 소멸할 것이라는 생각은 머리에서 지울 수가 없다. 예측하고 기다리고만 있으면 문제는 없을까?

지역에 위치한 과학기술 연구 중심대학의 교수로서 걱정이 태산이다.

제자들이 대부분 대전 라인 위쪽에 취직하고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을까? 광주에 위치한 지스트는 학생들이 전국에서 모인다. 졸업 후 대기업이면 여수나 창원의 기업에도 취직한다. 그만큼 지역 적응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이 취직하고자 하는 대기업이 지역에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인건비는 대기업의 50% 수준이라고 하니, 지역에 잡아둘 수 없다. 중소기업의 임금 수준은 일본은 대기업의 80%, 독일은 90% 정도여서, 그 나라 청년들은 대기업에 들어가 경쟁에 내몰리지 않는다.

한국은 인구 구조가 급변하는 2020년대에 선진국에 진입했다.

그동안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로써 수도권으로 집중해서 세계와 경쟁을 했고, 성공했다고 하자. 이제는 눈을 내부로 돌려서 예측 가능한 공존정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지역 균형 발전도 좋고, 지역 상생도 좋다. 아니다, 이제는 지역 생존이라는 표현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광주형 일자리(GGM)와 구미형 일자리(LG BCM)가 대기업 수준의 80% 임금 수준이라면, 이제 100% 수준의 대기업이 남부권에 공장을 증설한다면 미래 한국을 위해서 얼마나 좋을까?

경상도와 전라도의 사이에 있는 섬진강의 풍부한 물을 활용하여 반도체산업이 가능하지 않을까?

남부권에 대기업 유치와 함께 외국인 박사급 인재를 활용한 벤처기업 생태계를 지역에서 이루어 보자. 인재는 지역에 있는 9개 지역거점대학과 6개 과학기술대학에서 충분히 양성하고 있다. 다만 지역에 좋은 일자리가 없어서 판교라인 위에 인구가 집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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