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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연일최다’ 광주북구선별진료소 현장 직접 가보니
광주전남 이틀연속 7000명대, 북새통 이룬 보건소
어린자녀 동반 검사 3월 개강 앞두고 대확산 우려
“안걸린사람은 친구가 없다”농담처럼 곳곳에 전파
광주와 전남에서 연이틀 7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24일 오전 광주시 북구 선별진료소는 PCR검사를 받기위한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다. 서인주 기자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최소간격은 1미터입니다.” “밀지 마세요”, “자가검사는 4층으로 가세요”, “PCR 결과는 내일 나옵니다”

24일 오전 9시 20분. 긴 대기줄이 늘어진 광주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는 북새통을 이뤘다. 코로나19 유증상을 호소하는 광주시민들이 쉴세없이 몰려 들었기 때문이다.

보건소 앞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했고 안내요원들은 확성기에 목이 터져라 방역수칙을 외치고 있었다. 대기줄은 늘었다 줄기를 반복했다.

선별진료소는 이른 아침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주변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했고 시민들의 발길은 쉴새없이 이어졌다.

이날 광주·전남 확진자는 이틀 연속 7000명을 넘어섰다. 전날 광주에서 4136명, 전남에서 3367명 등 총 7503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역대 하루 최다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코로나 비상등이 켜졌다. 국내 확진자수도 17만명을 돌파하면서 이제는 누가 걸리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다.

심지어는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 사람은 친구가 없다’는 농담마저 나돌고 있을 정도다.

기자 주변에서도 확진 소식이 쏟아졌다. 가깝게 지낸 지인과 친구가 확진됐고 출입처 담당자들도 자가격리에 들어간 케이스가 많아졌다. 이날 기자도 PCR 검사를 받으러 왔다.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의 대응이 느슨해지면서 진단검사에 소극적인 사례도 늘고 있다. 검사비용과 자가격리에 따른 부담 때문이다. 일부 자영업과 소상공인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도 ‘타이레놀 한알’로 버티며 일하는 경우도 있다. 2년 이상 숨통을 조여 온 코로나 보다 더 무서운 게 ‘호구지책’ 임을 알 수 있다.

광주에서 유통업을 하는 40대 A씨는 “자가진단에서 양성판정이 나왔는데 일을 쉴 수가 없는 상황” 이라며 “일단 감기약을 챙겨먹고 몸상태를 체크중”이라고 말했다.

무증상과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도 많아 확산세는 급증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현재 확진자수 대비 2배에서 최대 5배까지를 예측하고 있다. 별다른 치료 없이 휴식과 감기약 처방이 전부인 재택치료자도 50만명을 넘어섰다.

17만명 넘게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재택치료자도 52만명에 달하면서 방역대응도 느슨해졌다. 이에따라 진단검사를 소홀히 하는 분위기도 늘어가고 있다. /서인주 기자

선별진료소 외벽에 붙어있는 대형 현수막이 눈에 띈다. 지난 10일부터 재택관리 상담센터를 운영한다는 내용이다. 24시간 동안 격리상담을 진행하고 비대면 진료병원 연계, 격리통지서, 해제확인서 발급을 돕는다.

현장에서 느낀 선별진료소 업무는 마비에 가까운 느낌이다. 기계음처럼 들려오는 직원들의 말투에는 피로감과 책임감이 절반씩 비쳐 보인다.

영하속 날씨에 이곳을 찾은 시민들의 연령도 다양하다.

남녀노소 따로없이 코로나19 앞에서 모두가 공평했다. 특히 개학을 앞둔 어린자녀들과 함께 찾은 이들이 많았다. 부모들은 자식들이 감염될까봐 노심초사한 모습이지만 아이들은 장난을 치며 천진난만한 모습이다. 손난로를 초등학생 딸에게 전해주는 엄마의 표정에서 애잔함이 느껴졌다.

연일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방역당국과 보건인력의 피로도도 높아가는 상황이다.

“여기가 제일 위험한 곳입니다. 아이가 걱정되서 도저히 안되겠습니다”

돌이 갓 지난 남자아이를 등에 업고 온 20대 젊은 아빠는 선별진료소 출입을 거부 당했다. 아이가 마스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 엄마가 확진됐는데 양육경험이 서툰 아빠의 빈틈이 발견된 것이다.

광주북구보건소 한 관계자는 “확진자가 크게 늘고 있는 만큼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항원검사 등을 받고 외부 접촉을 금해야 한다” 며 “3월 이후 정점을 찍을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개인위생과 방역에 각별한 주의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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