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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소기업을 찾아서⑧] 탈북여성CEO, 광주서 더치커피로 ‘성공신화 쓴다’
사회적기업 진솔, 1일 콜드브루 1600L 양산
커피베이 등 국내 1000여곳에 납품 제품검증
박혜성 대표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최우선”
10년전 북한을 탈출한 박혜성 진솔대표가 지난 2019년 사회적기업 진솔을 설립하고 세븐빈 콜드브루 제품을 출시, 화제를 모았다. / 서인주 기자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죽을 각오로 북한을 탈출한 30대 여성 사업가가 ‘더치커피 CEO’로 제2의 인생을 열고 있다.

북한 억양과 말투로 면접에서 수십차례 떨어진 그녀는 이를 악물고 작은 커피숍을 오픈했다. 취업을 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창업에 도전했는데 이게 대박이 난 것이다. 1일 매출 10만원 안되던 매장은 불과 1년만에 100만원이 넘는 대박 매장이 됐다.

내친김에 사회적기업 진솔을 설립했다. 지난 2019년 광주 평동산단에 500평 규모의 더치커피 공장을 설립하면서 주위를 놀라게 했다. 광주 정착 10년만에 탈북여성 성공신화를 쓴 것이다. 끈기와 절박감, 성실함이 일궈낸 값진 성과다.

진솔(대표 박혜성)이 최첨단 세븐빈 콜드브루 생산라인을 무기로 ‘더치커피’ 틈새공략에 나섰다. 현재 이 회사는 커피베이와 이랜드더카페 등 국내 1000곳의 커피숍에 콜드브루 제품을 납품 중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악재에도 1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국내 대기업에 음료 납품을 준비중이다.

박혜성 대표는 지난 2020년 콜드브루 머신 40대를 특허 출원 후 자체 개발했다. 이곳에서는 일일 최대 1600L의 더치커피를 생산·공급할 수 있다./서인주 기자

진솔의 경쟁력은 전자동 콜드머신에서 찾을 수 있다. 지난 2020년 콜드브루 머신 40대를 자체 개발했다. 이곳에서는 일일 최대 1600L의 더치커피를 생산·공급할 수 있다. 국내외 특허가 등록된 상태로 다량의 원액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국내 대기업을 제외하면 최대규모의 더치커피 생산량이다. 생산라인은 해썹인증을 통과했다.

생산중인 제품군도 다양하다.

스페셜브랜드를 비롯해 예가체프, 케냐, 과테말라, 만델링, 수프리모, 탄자니아 등 최상급 원두를 선보이고 있다. 원두 추출방식도 시간과 공이 많이 들어가는 점출식을 고집하고 있다. 이 방식이 맛과 향이 우수한 커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박 대표는 현장 사령관이다. 커피숍 창업 당시 하루 24시간을 커피에만 매달렸다. 새벽마다 가게주변을 쓸고 닦고 커피를 내리다 보니 단골이 늘었다.

그가 직접 구운 수제도넛을 서비스로 내어 주다 보니 가게는 어느덧 핫플레이스가 됐다.

박 대표는 “매일 새벽 4시 출근해 하루도 쉬지 않고 도넛을 굽고 커피를 만들었다” 며 “고객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당일 생산한 제품은 모두 그날 소진했고, 남은 빵들은 모두 사회복지기관에 기부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생산이 까다로운 냉장추출방식을 고집한 이유는 내가 고생스럽더라도 맛있고 품질좋은커피를 고객들에게 드리기 위해서였다” 면서 “고향을 떠나 멀리 광주에 정착하면서 여러 고난과 역경이 많았지만 ‘꼭 성공하자’는 각오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의 경영철학은 ‘커피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다. 이를위해 전남 담양군 무등산 자락 명지원에 더치커피 전문매장도 열었다. 이곳에는 향긋한 커피 한모금에 전통한옥으로 만든 건축물과 다양한 조각품, 미술작품들을 즐길 수 있다.

진솔은 전남 담양군 무등산 자락에 더치커피 전문매장도 열었다. 명지원은 주말매출 200만원을 달성 등 핫플레이스로 주목받고 있다/서인주 기자

호텔 쉐프 출신 베이커가 매일 아침마다 굽는 이색빵도 이곳의 자랑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이 모델을 통해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준비중이다.

박태준 진솔 사업본부장은 “지난 2018년 사회적기업으로 출발한 진솔은 탈북민 등 취약계층의 안정적인 일자리와 사회서비스 제공에도 앞장서고 있다” 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바탕으로 더치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혜성 대표는 “코로나로 많은 자영업자들이 벼랑끝에서 고통받고 있다. ‘전화위복’이란 말처럼 위기를 이겨내면 새로운 기회가 이어진다” 며 “돈을 버는 이유 중 하나는 나보다 못한 사람을 돕기 위해서다. 탈북여성도 성공할 수 있다는 선례를 반드시 남기고 싶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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