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0일 광주를 방문한 가운데 시민사회단체 등 시민들이 통제선 철거를 놓고 몸싸움을 벌였다. [연합] |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10일 광주를 찾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국립 5·18민주묘지 참배를 앞두고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등 마찰음이 일었다.
5·18민주화운동 유가족으로 구성된 오월어머니회와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지역 시민단체 활동가 등은 이날 오전 5·18묘지 입구에서 경찰기동대와 몸싸움을 벌였다.
이번 충돌은 오월어머니회 회원들이 경찰에 안전울타리와 통제선 철거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경찰이 철거에 나서지 않자 오월어머니회 회원이 직접 철거에 나섰고, 대학생과 시민단체 활동가가 거들면서 양측 간 밀고 당기는 몸싸움으로 번졌다.
부상자나 연행자는 없었으나 대학생의 외투가 찢기고 시민단체 활동가 일부가 바닥에 나뒹구는 등 소란은 15분가량 이어졌다.
오월어머니회 관계자는 “윤석열을 지키겠다고 우리의 자식과 남편이 잠든 묘지에 흉한 울타리를 설치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경찰에 항의했다.
대학생들은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학생들은 윤 후보의 참배를 저지하고자 전날 밤부터 5·18묘지 진입로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며 행동에 나섰다. 이들은 5·18묘지 들머리인 민주의문 앞에서 대기하다가 윤 후보 도착 직전 개별 참배객으로서 참배단, 열사 묘소 등을 선점할 예정이다.
윤석열 후보. [연합] |
윤 후보가 5·18묘지에 들어서더라도 항쟁 희생자와 열사를 기리는 공간에는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계획이다.
학생들은 “광주 방문과 5·18묘지 참배가 진정성 없는 정치쇼에 불과하다”고 성토했다.
시민단체는 썩은 사과를 선물하는 등 윤 후보 참배에 대응할 방침이다.
경호·경비를 맡은 경찰은 민주의문 앞에 통제선을 설치하고 경력을 배치하며 대비에 나섰다.
경찰 한 관계자는 “정당의 공식 대선후보로 선출된 만큼 윤 후보의 신변을 보호해야 한다” 며 “정치적 표현의 자유도 충분히 보장하며 안전관리에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