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기획] 영천시-보잉사, 영욕의 7년을 되돌아본다 (下)
〈하〉 영욕의 7년, 장비를 이전한 보잉 MRO 센터
이미지중앙

영천 항공전자시스템 기술센터 전경. (사진=정종우 기자)


[헤럴드 대구경북=정종우 기자] 세계적인 항공사인 보잉사가 대한민국의 소도시 경북 영천에 유지보수정비(MRO)센터를 짓는다는 소식에 지역민은 지역발전의 장미빛 미래가 밝아오리라고 생각했다.

부지를 선정할때도 소도시 곳곳의 땅값이 들썩였다.

경북도와 영천시는 부지 1만 4000여㎡를 50년 무상임대의 조건으로 보잉사에 토지를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천시의 보잉사 MRO센터 건립사업은 거창한 시작과 달리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핵심장비는 지역민 그 어느 누구도 모르게 빠져나가 버렸다.

7년간의 세월, 영천시와 보잉사의 영욕의 발자취를 상, 하에 걸쳐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상〉 경북의 소도시 영천, 첨단항공산업을 향해 나래펴나?
〈하〉 영욕의 7년, 장비를 이전한 보잉 MRO 센터

△ 영천에서 등 돌린 보잉사

올해 접어들면서 보잉사의 영천 MRO센터 주요장비가 이전됐다.

지난 달 25일 보잉코리아 관계자는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영천 MRO센터에 있던 다기종 항공전자시험시스템 장비는 지난 2월 중순 인천지역으로 이전된 상태"이며 "영천 MRO시설에서 근무하던 임직원들도 현재 인천으로 옮겼고 주기적으로 영천시설에 방문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당초 장비이전과 관련한 내용이 나올 무렵에도 경북도와 영천시는 장비이전과 관련해 논의된 것이나 별도의 요구가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보잉코리아측 관계자는 영천 MRO센터 자체 이전에 대한 내용에는 경북도와 영천시와 향후 방향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이미지중앙

영천시 녹전동에 위치한 보잉사 전경. (사진=정종우 기자)


△ 7년간의 사업, 영천시의 이득은? 그리고 이제는

영천 항공전자 MRO센터는 지난 2015년 준공이후 영천시와 협조체계를 갖추고 가동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영천시 관계자는 "준공초기부터 전담공무원도 있지 않았고 센터출입이나 교류도 없었으며, 신규인력 고용이나 지역업체간 구체적 협력사례도 없다"고 전했다.

보잉사의 MRO센터 주요장비 이전에 대해 지역 한 인사는 "처음부터 깜깜이 사업추진에 경과는 알수 없고 지역홍보는 대대적으로 이루어져 지역민 모두가 잘되고 있구나 그정도로만 생각했다"며 "타지역 사람들은 아직도 영천 항공산업으로 발전된 것이 있냐고 물어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영천 보잉사 MRO센터 건립은 당시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영석 영천시장, 정희수 국회의원 재직시절이다.

당시 김영석 영천시장은 추진사업의 영속성을 강조하며 영천시장 3선에 성공했다. 또 정희수 의원도 사업성공을 치하하며 지역 3선의원 당선까지 일궈냈다.

현재 김영석(68) 전임 영천시장은 지난 달 27일 대구지법에 열린 결심공판에서 대구지검은 김 전 시장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징역 7년에 벌금 2억원, 추징금 9500만원을 구형했다.

또 정희수 전 의원은 17~19대(2016년)까지 영천에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서 3선에 성공했고, 이후 탈당해 2017년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캠프 통합정부추진위원회 자문단 부단장을 맡았다. 이후 보은인사, 낙하산인사라는 구설에도 불구 지난해 12월 13일 17대 보험연수원장으로 취임했다.

한편 지난 해 9월 보잉사가 장비 이전의사를 영천시측에 전했으나, 영천시는 이에 대해 한달여 가까이를 무대응으로 일관해 온 점과 시행중인 영천시 주요사업에 대한 전임시장과 현임시장의 사업추진 영속성부재가 보잉사 주요장비 이전이라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해 10월 26일 박종운 영천시의장을 포함 시의원들이 항공전자 MRO센터를 현장 방문했다.

이날 박 의장이 "보잉 MRO센터의 철수가 지금 추진하고 있는 항공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고, 황영하 보잉 항공전자 시스템 기술센터 그룹장은 "보잉 MRO센터 유치 당시 상징적인 의미는 있었을지는 모르겠으나 상업적인 의미는 미미하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는 보잉사 내부에서도 영천MRO센터 건립으로 인한 지역의 상업적인 발전은 그리 크지 않음을 주지하고 있었다는 것을 방증한다.

보잉MRO센터 주요장비 이전에 대해 영천시민 정모(41)씨는 "지역민에게 장미빛 미래와 곧 첨단산업이 활성화돼 지역경기가 몇갑절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던 심리가 한순간 무너지는 허탈한 마음이다"며 "무엇보다 상심이 큰 것은 영천시민이며, 지역민의 마음을 보듬는 자세가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jjw@heraldcorp.com

(본 기사는 헤럴드경제로부터 제공받은 기사입니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