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AI 때문에'…대구·경북지역 丁酉年 정월대보름 달맞이 행사 잇단 취소
이미지중앙

정월 대보름 청도 대형 달집 대우기(헤럴드 자료 사진)

이미지중앙

울릉군이 매년 정월대보름을 맞아 울릉도 관문 여객선 터미널에서 농악놀이를 펼치고 있다.(헤럴드 자료사진)

이미지중앙

울릉도 장흥 달맞이 행사에 모인 주민들이 신나는 농악에 어깨춤을 추고 있다.(헤럴드 자료사진)


[
헤럴드 대구경북=김성권 기자]오는 11일은 정월 대보름(.115)이다. 정월 대보름은 달을 표준으로 삼던 원초의 태음력(太陰曆)에서 일년 열두 달 중 첫 보름달이 뜨는 날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금도 대보름날은 설날처럼 여기는 풍속이많이 남아있다
. 이것은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상원조에 이날 온 집안에 등잔불을 켜 놓고 밤을 새우고 마치 섣달 그믐날 수세(守歲)하는 예와 같다고 적고 있다.

원래 달은 음
()으로 달, 여성, 대지 등을 상징함으로써 풍요기원의 원리를 형성하고 있다. 이를테면 만월(滿月) 때에 여신에게 대지의 다산 또는 풍요를 기원하는 것이다. 때문에 정월대보름 날에는 전국 어디에서나 다양한 달맞이 행사가 열린다.

그러나 올해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AI) 사태가 장기화되자 대구·경북지역에서도 해맞이 행사에 이어 정월대보름 행사마저 취소됐다.이는 AI 확산이라는 국가적 위기상황을 맞아 선제적 차단 방역에 적극 협조하기 위해서다.

대구시는 최근 지역
8개 구·군에 정월대보름 민속행사 등의 자제를 권고한 농림축산식품부의 공문을 일제히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달성군은 오는 11일 오후 3시 논공읍 달성보 일원에서 개최 예정인 정월대보름 달맞이 문화제를 취소했다. 이는 행사 개최지인 달성보가 철새들이 다니는 경로이며 인근지역이 대구시 가금사육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은 행사 초청가수의 계약금과 행사 준비 인건비 등 1천만원의 예산을 이미 지출한 상황이었지만, 중앙부처와 대구시의 자제 권고에 따라 취소 결정을 내렸다.

해마다 신천둔치에서 정월대보름 행사를 치러온 중구는 금년엔 아예 계획자체를 세우지 않았다. 또 남구(신천종합생활체육광장)와 달서구(월광수변공원동구(안심교북구(산격동 강변축구장)도 행사를 전격 취소하기로 했다.

그러나 수성구는 팔현생태공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정월대보름 행사를 취소하되, 미리 준비한 달집태우기는 방역·소독시설 등을 갖춘 후 자유롭게 진행하기로 했다. 서구는 지자체 주관의 정월대보름 행사 대신 마을의 안녕과 한해의 만복을 기원하는 굿의 일종인 천왕메기 동제(洞祭)’를 지내기로 했다.

경북 시·군 에서도 행사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 해마다 전국 최대 규모의 달집태우기 행사를 열고 있는 청도군은 정월대보름 민속한마당 행사를 취소한다고 6일 밝혔다.

청도군은 당초 오는 11일 청도천 둔치에서 도주줄당기기를 하고 달집을 태우면서 군민 안녕과 화합을 기원할 예정이었다.도주줄당기기는 지난해 경북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군은 행사에 쓸 가닥줄까지 만들었지만 AI 확산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민 의견이 많아지면서 행사를 열지 않기로했다.

포항시도 대보름인 11일 시민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12개 읍··동에서 달집태우기, 지신밟기, 풍등 날리기 등 행사를 열 예정이었으나 조류 인플루엔자(AI) 유입을 막기 위해 정월 대보름 행사를 취소한다고 6일 밝혔다.

이에 앞서 김천시도 지난 1일 대보름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도내 최대 규모인 453만 마리 닭을 사육하는 점을 고려해 AI 청정지역을 사수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2월과 지난달 김천시 지좌동 감천 야생조류 분변에서 AI 바이러스가 나왔다.

영천시 역시 AI 차단을 위해 달집태우기, 시민화합기원제 등으로 구성한 정월 대보름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영천에선 수년 전 AI2차례 발생한 적 있다.이 때문에 시는 AI가 종식할 때까지 차단 방역에 온 힘을 쏟기로 했다.

경주시도 매년 양동마을과 서천 둔치에서 하던 대보름날 민속놀이와 달집태우기 행사를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을 막기 위해 열지 않기로 했다.

구미시도 지난
3일 긴급회의를 열고 정월 대보름 행사취소를 결정했다.

구미시는 당초 정월 대보름 행사를 열기로 했지만 경북이 AI 청정지역인 만큼 오히려 예방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시민 의견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 구미 시는 지난주 시민들에게 정월 대보름 행사초청장까지 발송한 상태였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정월대보름 행사가 한 해의 액운을 몰아내고 시민화합을 도모하는 뜻 깊은 행사지만, 올해는 AI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봉화군 도 달맞이 행사를 취소했다.매년 백두대간 기슭, 명호면 체육공원에서 정월대보름을 맞아 개최해온 달불놀이 와 풍년기원제를 열지 않기로 했다.

마을 주민들은
"매년 정월대보름의 달을 보며 서로간 덕담과 액운을 달집에 태워 날려버리고 가정에 평안과 행복이 충만한 한해가 되길 기원했지만 올해는 청정 봉화지역을 AI 로부터 보호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고 입을 모았다.

독도의 모섬인 청정지역 울릉군도 정월 대보름 행사를 전격 취소했다
.

울릉도 유일의 주민들이 주관하는 민속제현 정월 대보름 사동 달맞이 행사를 취소하기로 6일 결정했다.

최수일 울릉군수는
“11일 해맞이 행사에 이어 정월 대보름 행사까지 취소 됐지만 AI 확산이라는 국가적 위기상황에 차단 방역에 협조하는 것이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ksg@heraldcorp.c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