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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미포, 세계 첫 ‘고망간강’ 적용 선박 건조
[헤럴드 울산경남=이경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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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되는 불황으로 인해 국내 제조업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기술 개발로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산업 간의 모범적인 윈-윈(win-win)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주)현대미포조선(대표 강환구)은 지난 6월 중순 국내 중견 선사인 일신해운과 5만톤(DWT)급 고부가 벌크선 1척에 대해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일반적으로 벌크선은 기술 수준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선가도 낮아 국내 조선소보다는 중국 등 후발조선국에서 건조되고 있는 선종이다.

하지만 현대미포조선이 이번에 수주한 벌크선의 경우 ‘이중 연료 엔진(Dual Fuel Engine)’과 함께 세계 최초로 ‘고망간강(High Manganese Steel)’ 재질의 LNG연료탱크가 탑재되는 고효율 친환경 선박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이 선박은 벙커C유와 LNG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이중 연료 엔진’이 탑재되며, 선주사의 필요에 따라 국제해사기구(IMO)의 대기 오염방지 3차 규제(*IMO Tier III)를 충족하기 위한 별도의 질소산화물 저감장치(EGR)을 향후 쉽게 추가 장착 할 수 있도록 관련 제반 조건들을 완비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이 선박의 추진연료 중 하나인 LNG를 저장하는 탱크의 경우, POSCO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극저온용 고망간강으로 제작될 것으로 알려져 전 세계 조선업계 및 철강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국제해사기구가 규정하고 있는 국제가스추진선박기준(IGF CODE)에 따르면, LNG 연료탱크와 파이프는 영하 150도 이하의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니켈합금강, 스테인리스강, 9%니켈강, 알루미늄합금 등 4가지 소재만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POSCO가 개발한 극저온용 고망간강은 초저온 환경에서 이들보다 강도(强度)와 인성(靭性)은 훨씬 뛰어나고 경제성도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신소재인 고망간강을 LNG 연료탱크 등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성능 및 안정성에 대해 전 세계 선급기관으로부터의 인증과 함께 국제해사기구의 규정 개정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되는 세계 첫 고망간강 적용 선박은 한국선급(KR)과 영국선급(LR) 2곳의 선급에서 이중으로 입급계약이 체결될 계획이며, 2017년 11월말 인도를 앞두고 벌써부터 건조과정과 실제 운용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울러 이번 선박 발주는 지속되는 불황으로 인해 함께 위기를 겪고 있는 국내 철강, 해운, 조선업계의 모범적인 산업간 윈-윈(win-win)사례가 될 것으로 보여 더욱 의미가 깊다.

특히 일본과 중국 조선업계가 자국 해운업계와의 긴밀한 유대관계나 정부의 강력한 제도적 지원에 힘입어 장기적인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지금 상황을 감안하면 이번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수주절벽에 따른 일감부족으로 단 1척의 선박이라도 아쉬운 국내 조선산업의 상황을 감안하면, 국내 선사로부터의 이 같은 고부가 선박 발주가 무척 반가운 단비임에 틀림없다.

발주사인 일신해운 또한 선가가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최신형 선박을 저렴한 가격에 확보하는 동시에 용선주인 POSCO와도 유대관계를 더욱 확고히 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공급과잉으로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POSCO도 이번 고망강간 적용 선박 건조는 새롭게 개발한 신소재를 다양한 산업에 적용함으로써 미래시장 개척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md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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