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선, 해양플랜트 등 건조 경쟁력 강화 일환
“같은 대형 조선사로 이직 사례 흔치 않아”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전경. [한화오션 제공] |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한화오션이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 출신이자 액화천연가스(LNG)선 경력의 임원을 영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LNG 수요 증가로 LNG 운반선의 대규모 발주가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한화오션이 건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적진에 있던 인재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올해 7월 강성휘 전 HD현대중공업 상무보를 생산지원담당 상무로 영입했다. 1968년생인 강 상무는 HD현대중공업에서 1995년부터 2020년까지 약 25년 동안 근무했다. 2019년에는 상무보로 승진했다. 강 상무는 HD현대중공업 재직 시절 LNG선 관련 부서에 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간 경쟁 관계를 고려했을 때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 출신 인재를 영입하는 건 이례적이라고 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현재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수주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대형 조선사 출신 임원이 중형 조선사로 옮기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같은 대형 조선사로 이직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한화오션 관계자는 “LNG선 수주 확대에 따른 생산관리 전문화를 위해 조선업에서 오랜 경험과 이해도 갖춘 전문가를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오션이 영입한 시릴 뒤프레 상무. [한화오션 링크드인 캡쳐] |
한화오션은 해외 인재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해양 플랜트 업체인 SBM 출신의 시릴 뒤프레 상무를 영입했다. 30년 경력의 뒤프레 상무는 해양 플랜트 사업의 전반적인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책임자로 일할 예정이다.
한화오션의 인재 영입은 선박 건조 경쟁력 강화의 일환이다. 강 상무의 전문 영역인 LNG선은 대표적인 고부가 선박 중 하나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임기 첫 날 그동안 중단됐던 LNG 수출 프로젝트를 재개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향후 LNG 운반선 발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규모 발주가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의 수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생산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LNG운반선. [한화오션 제공] |
오랫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해양 플랜트 시장도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석유 발굴 및 시추, 심해 탐사가 다시 활발해지면서 해양 플랜트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해양 플랜트 대표 시설인 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FPSO)는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83기가 발주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시장이 살아날 움직임을 보이자 한화오션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손잡고 특수목적회사인 한화오션 SG홀딩스를 설립, 싱가포르의 해양플랜트 상부 구조물 전문제조 회사인 다이나맥홀딩스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 한화오션 SG홀딩스는 현재 다이나맥 지분 26.1%를 확보했다.
한화오션은 인재 영입을 통해 수주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올해 선박 발주 시장이 고점을 찍었던 2년 전과 달리 조정기에 돌입했다는 평가에도 한화오션은 올해 39척, 78억7000만달러를 수주했다. 계속된 수주에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이익 689억원을 달성,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yeongda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