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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탄올선 발주에 LNG선·특수선 MRO 기대 ‘솔솔’…K-조선 웃는다 [비즈360]
에버그린, 메탄올 컨선 11척 발주 계획
메탄올선 발주 흐름 재확산 가능성 제기
트럼프 재집권에 美 LNG 사업 재개될 듯
함정 MRO 등 한미 조선 협력 확대 기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전경. [삼성중공업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슈퍼사이클(초호황기)에 진입한 국내 조선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다소 주춤했던 메탄올 추진선 시장이 꿈틀거리기 시작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K-조선의 주력 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이 확장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한국 조선업이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중국에 맞서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하는 경쟁력을 굳건히 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대만 선사인 에버그린은 2만4000TEU급(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 메탄올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11척을 조만간 발주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미 한국과 중국, 일본의 조선소 6곳에 견적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에버그린은 이를 포함해 초대형 컨테이너선 선대 확장에 27억5000만달러 이상 투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에버그린은 지난해 삼성중공업과 1만60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6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한 곳으로 덴마크 머스크와 함께 메탄올 추진선 시장을 이끄는 핵심 선사다.

지난해 머스크를 시작으로 글로벌 해운업계에선 메탄올 추진선 발주 흐름이 뚜렷했으나 최근 탈탄소 규제 지연, 연료 보급 한계 등으로 다소 움츠러든 상태다. 그러나 이번 에버그린의 대규모 발주 예고로 다시금 메탄올선이 주목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메탄올선 분야는 우리나라가 세계 첫 건조 기록을 세우는 등 K-조선이 강점을 가지는 시장으로 손꼽힌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한화오션 제공]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에 따른 국내 조선업 수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일단 화석연료 부활 정책으로 미국의 LNG·액화석유가스(LPG) 수요와 수출이 동시에 늘면서 한국 조선사의 텃밭인 LNG·LPG 운반선 시장이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임기 첫 날 LNG 수출을 재개하겠다고 예고하고 나섰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단한 미국 LNG 수출 프로젝트가 재개되면 이와 연관된 LNG 운반선 발주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LNG 운반선은 척당 가격이 2억6100만달러(약 3656억원)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국내 조선사의 수익성 개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김동관(오른쪽)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달 24일 스티븐 쾰러(가운데) 미국 해군 태평양함대 사령관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정비 중인 월리 쉬라함 정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한화오션 제공]

여기에 본격적인 미국 함정 MRO 사업 진출과 함정 건조에 대한 협업 확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과거 전 세계를 선도하던 미국 조선업은 높은 인건비와 설비 노후화, 기술 경쟁력 악화 등으로 쇠퇴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적극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해군력을 키우고 있어 미국 내에서는 해양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동맹국과의 조선업 협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 조선업을 콕 집어 양국 간 협력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미국의 조선업은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며 “한국의 세계적 건조 군함과 선박의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 선박 수출 뿐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함정 MRO 시장은 연간 20조원 규모로 신조와 달리 꾸준한 수요가 뒷받침돼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낼 수 있다. 최근 중국의 해군력 확대에 대응한 미국 내 해군력 확장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어 MRO 시장 규모도 함께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미 국방성은 현재 300척 미만인 함정을 2045년까지 350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정기선(앞줄 오른쪽 두번째) HD현대 부회장이 올해 2월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를 찾은 카를로스 델 토로(앞줄 왼쪽 두번째) 미국 해군성 장관에게 특수선 야드와 건조 중인 함정을 소개하고 있다. [HD현대 제공]

국내 조선업계는 그간 미 함정 MRO 시장 진출에 공을 들여 왔고 최근 들어 성과가 하나둘 가시화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12일 미국 해군 7함대에 배속된 급유함인 유콘함의 정기수리 사업을 수주했다. 지난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국 해군 군수지원함 MRO 사업을 수주한 지 3개월 만에 추가 수주에 성공한 것이다. 한화오션은 앞서 지난 6월에는 미국 현지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향후 신조까지 협력을 넓힐 가능성을 대비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도 지난 7월 미국 해군 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하며 MRO 사업 입찰 참여 자격을 취득한 상황이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미 함정 MRO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eh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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