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사외이사 선임, IR 전담 사외이사도 검토
정관에 ‘소수주주 보호’ 명문화…분기배당 도입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통해 지난달 30일 제출한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을 전격 철회했다. 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조금 더 독립적인 이사회를 만들고. 여러가지 제도를 통해 주주의 의견을 청취하는 고려아연 이사회가 되겠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는다. 더불어 다양한 환원정책을 도입하면서 주주들과의 소통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현재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MBK파트너스·영풍과의 지분 격차가 최대 5%p 수준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향후 열릴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일반주주들의 신임을 얻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시장 혼란과 주주, 투자자 우려에 대해 겸허한 마음으로 진심을 담아 사과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 소액주주 보호와 참여를 위한 방안을 추진해 주주와 시장의 목소리에 더욱더 귀를 기울이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 놓겠다. 대신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에 이어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함으로써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과 고려아연은 앞으로 열릴 주주총회에서 회사의 정관을 변경하면서 이같은 내용을 추진해간다는 계획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통해 지난달 30일 제출한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을 전격 철회했다. 임세준 기자 |
더불어 이사회의 다양성과 주주 소통 강화를 위한 방안도 추진한다. 먼저 비철금속 세계 1위라는 위상을 확립하는 차원에서 외국인 주주, 해외 투자자와 소통할 외국인 사외이사를 선임한다. 이사회와 경영진에 전달하는 IR전담 사외이사를 두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주주 친화와 환원 정책도 강화한다. 고려아연은 주주에게 정기적인 수익을 제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도록 분기배당 도입을 추진한다. 배당 기준일 이전 배당을 결정해 예측 가능성도 높일 계획이다. 중간 배당을 도입한 지 약 1년 만에 새로운 배당 정책을 내놓은 것으로, 고려아연 주주들은 앞으로 더욱 예측 가능한 배당 수익을 거두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액주주 보호와 참여를 강화하는 노력도 병행한다.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의 권리를 보호하고 경영 참여를 강화하는 내용을 정관에 담을 예정이다. 지배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가 상충되는 사안에 대해 소액주주의 의사와 여론이 적극 반영되도록 MOM(Majority of Minority Voting)을 포 소액주주들의 의사를 반영해 이사를 추천하는 방안 등도 검토한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 때와 마찬가지로 저희를 믿고 지지해준 주주분들,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발전을 믿고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무엇이 옳은 길인지 합리적 선택을 해오신 주주분들과 함께 다가올 주주총회에서 승리해 회사를 지켜내겠다”면서 “고려아연의 운명을 최종적으로 결정하시는 분은 고려아연을 믿고 사랑하시는 수많은 주주분들”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지난 23일 공개매수에도 주가가 요동치자, 유상증자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일반공모 유증 공시 이후 시장 상황 변화에 대한 주주분들과 기관투자자, 시장의 우려 등 제반 사정 변경이 발생했고 일반공모 관련 신고서에 대한 정정요구도 나왔다.
고려아연 측은 “이러한 시장 반응과 사정변경은 당초 일반공모 유증을 추진할 당시 회사와 이사회가 합리적으로 예측하기 어려웠던 상황이었지만, 이로 인해 초래된 시장 혼란과 주주분들의 우려를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통해 지난달 30일 제출한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을 전격 철회했다. 임세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