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신축아파트, 상승세 견인
학군지 이사철 수요와 맞물려 ‘강남 8학군’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이 부동산 침체기에도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대치동에서 ‘래미안대치팰리스’ 같은 대장아파트 외에도, 적은 가구수로 인해 비교적 관심도가 떨어졌던 신축 아파트들까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어 주목된다.
12일 부동산원에 따르면 시장의 보합세 분위기 속에서 강남구는 전주 대비 0.18% 오르며, 서울 평균 상승 폭을 크게 웃돌았다.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강남구와 함께 0.1% 이상 오른 곳은 서초구(0.14%)·성동구(0.14%)·용산구(0.11%) 뿐이었다.
강남구의 상승 요인으로는 대치동 신축 단지 상승세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과거 학군이 대치동 이사 목적의 전부였다면, 이제는 ‘이왕 이사 오는 거 새 아파트에 살자’라는 심리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대치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학군 때문에 외부에서 이사 오는 분들의 신축과 구축 선호도 차이는 전보다 커졌다”며 “래미안대치팰리스의 경우 4세대 아파트로, 커뮤니티센터에서 조식·중식·석식 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에 학부모들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이처럼 신축 단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며 대치동 내의 다른 신축 아파트 가격 상승도 부추기고 있는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준공된 ‘대치 푸르지오 써밋’전용 59㎡는 9월 23억2000만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인근 ‘대치르엘’(2021년 9월 준공) 전용 84㎡도 지난달 30억3000만원으로 최고액에 거래됐다. 이 단지 전용 60㎡는 지난달 25억5000만원으로, 올해 1월 거래된 20억5000만원보다 5억원 오른 금액에 거래됐다. ‘대치래미안하이스턴’전용 110㎡은 9월 30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2017년 준공된 ‘대치SK뷰’ 전용 93㎡도 9월 38억원을 기록하며, 직전 최고액보다 4억6000만원 오른 금액에 거래됐다.
현장에서는 학군 배정에 유리한 입지조건도 이들 단지의 집값 상승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대치동 최대 학원가인 ‘은마아파트사거리’와의 접근성도 대치역·도곡역에 위치한 구축 아파트보다 가깝고, 도보로 통학이 가능한 점이 학부모들에게 인기라는 전언이다. 대치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학원 통학시간인 오후 4시~6시에는 대치사거리·은마사거리 등 학원가 일대 교통이 마비된다”며 “대치동 내에서도 학원을 걸어다닐 수 있는 입지에 살면 부모님 차량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다니는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아도 돼 이를 중요하게 여기더라”고 설명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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