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해법 논의 후속 대화 요청
정부 통역지원 없이 정상들과 통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확대하지 말라’고 요구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10일(현지시간)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어떤 답을 했는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주말 밤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을 주고 받았다. ▶관련기사 2·3·5면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당선 확정 이튿날인 7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자신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진행된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상황을 확대(확전)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유럽에서 상당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고 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푸틴 대통령은 유럽 대륙에서의 평화 목표에 대해 논의했으며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에 대한 논의를 위해 조만간 후속 대화를 하는데 관심을 표명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과 푸틴 대통령 간 통화에 대해 통보 받았으며 이에 대해 반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정부 인사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를 위한 외교적 해결책을 위해 푸틴 대통령과 대화할 것으로 오래전부터 봤다고 WP는 전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선거 운동 때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취임 후 24시간 내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공언해 왔으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가 9월 말 유세 때 러시아의 침공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조금 (영토를) 포기했어야 했다. 최악의 협상도 지금보다 나았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트럼프 당선인의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구상에 우크라이나의 일부 영토 포기가 포함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와 관련,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 사이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최소 20년 유예하고 현재 전선을 동결한 채 비무장지대를 조성하는 방안 등이 종전 구상으로 거론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과 푸틴 대통령의 통화 사실이 알려진 10일 러시아 국방부는 텔레그램을 통해 이날 오전 약 3시간 동안 러시아 방공망이 우크라이나 드론 약 70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러시아 모스크바, 툴라, 브랸스크, 칼루가, 쿠르스크 지역 등 6곳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러 국방부는 설명했다.
이날 드론 70대 중 약 34대는 모스크바를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전쟁이 시작된 이래 모스크바에 가해진 가장 큰 드론 공격이다. 이곳에서 최소 한 명이 부상한 것으로 보고됐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국무부 등 미국 정부의 통역 지원 없이 세계 정상들과 통화를 진행 중이라고 WP는 전했다. 여기에는 정부 관료들에 대한 트럼프의 불신이 고스란히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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