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교육서비스업 취업은 줄어…수도권 편중도 심화
6월 26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서울창업허브 엠플러스에서 열린 2024 강서구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정보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고용시장에 한파가 몰아닥치면서 청년들이 숙박음식점업, 소규모 업체 등 상대적으로 근로조건이 좋지 않은 일자리에 취업하는 비율이 10여년 전보다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고용정보원은 2001년, 2007년 청년패널 조사와 2021년 청년패널 조사를 비교한 '청년패널 조사 심층 분석 - 코호트 변경에 따른 변화' 보고서를 10일 공개했다.
청년패널 조사는 청년층의 현황을 파악하고 적절한 정책 대응을 위해 2001년부터 주기적으로 이뤄진다.
먼저 2007년 대비 2021년 청년 취업자의 산업 분포는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 비중이 큰 폭으로 커진 반면, 제조업과 교육서비스업의 비중은 뚝 떨어졌다.
숙박음식점업은 5.1%에서 12.1%, 도소매는 16.6%에서 19.0%로 증가했지만, 제조업은 22.0%에서 15.2%, 교육서비스업은 10.3%에서 6.9%로 내려갔다.
이에 따라 산업별 취업자 비중도 2007년에는 제조업이 1위, 도소매가 2위였다가 2021년에는 두 개 산업의 순위가 뒤바뀌었다. 숙박음식점업은 중위권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직업별로도 숙박·음식·미용 직종의 비중은 7.2%에서 15.7%로 두배 이상이 된 것과 달리, 설치·정비·생산직 비중은 15.3%에서 9.0%로 줄어들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편중 현상이 심화했다.
2007년에는 서울(27.1%)과 경기(18.8%)에서 취업한 비중이 45.9%였다면 2021년에는 서울(29.1%), 경기(24.7%)의 비중이 53.8%로 절반이 넘었다.
2001년과 2021년을 비교했을 때 1∼4인과 5∼9인 등 소규모 사업체에 취업한 비중은 각 20.7%, 13.9%에서 24.2%, 18.1%로 늘었으나 이보다 큰 규모의 사업체는 모두 줄었다.
보고서는 "숙박, 음식점업은 아직 임금 수준이 낮고 일자리 안정성도 떨어져 상대적으로 질이 낮은 일자리로 평가된다"며 "(소규모 사업체 취업이 늘어난 것 또한) 양질의 일자리 취업이 어려워졌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2021년 대학에서 졸업한 후 취업 상황도 2007년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나빠졌다.
대학 졸업 후 일자리에 취업하는 비율은 2007년 88.1%에서 2021년 81.4%로 낮아졌고, 졸업 후 취업 기간은 2007년 10.5개월에서 2021년 12.1개월로 1.6개월이 증가했다.
아울러 전공계열과 관계없이 숙박음식점업으로 취업하는 비율이 크게 올라갔다.
다만 전반적인 현재 일자리 만족도와 임금 만족도는 높아졌다.
특히 2001년에는 임금에 만족한다는 비율이 19.0%에 불과했으나 2021년에는 55.7%로 절반 이상이 임금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보고서는 "근로계약서 작성, 최저임금 인상과 인식 개선, 근로시간제도 변화 등으로 상용직 근로자 비중이 커지고 임금이 증가하면서 근로시간 또한 많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고용정보원이 이번 보고서와 함께 공개한 '청년패널 2021 2차(2022) 조사 기초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청년 취업자들이 받는 평균 임금은 253만3000원이었다.
남성(265만6000원)이 여성(241만8000원)보다 약 25만원 더 많이 받았고, 고졸 이하는 대졸 이상의 90% 수준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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