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20명에 6000만원 살포
‘먹사연’ 통해 8억원 정치자금 수수 혐의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소나무당 송영길 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지지자들과 법원 청사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검찰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국회의원에게 돈봉투를 뿌린 혐의를 받는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21부(부장 허경무)는 6일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기소된 송 대표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과 특가법 뇌물 혐의로 징역 6년과 정당법 위반 혐의 징역 3년, 총 9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당내 경선 중 불법 선거자금을 수수·제공한 본건 범행의 최대 수혜자다. 당선을 위해 부외 선거자금이 수수·사용된 점을 용인하고 보고 받았다”며 “범행의 정점이자 최종 책임자”라고 했다.
검찰은 지난 1월 송 대표를 구속기소했다. 송 대표의 혐의는 크게 2가지다. 첫번째는 2021년 5월 민주당 당대표 경선에서 이기기 위해 같은해 4월 27~28일 국회의원들에게 300만원이 든 돈봉투 20개 등을 뿌린 혐의다. 이에 앞서 3월과 4월에는 지역본부장 10명에게 활동비 명목 총 65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돈봉투 살포’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강조했다. 검찰은 “민주당 당규상 국회의원 20명은 대의원 기준 1260명, 권리당원 기준 6만 1740명의 표 가치”라며 “피고인은 2위 홍영표 후보보다 0.59% 차이로 신승했다. 대의원에 대한 영향력이 상당한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한 매표행위가 실제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사건 관련자들의 형이 확정된 점도 지적했다. 검찰은 “금품 사건으로 인한 최대 수혜자이자 최종 결정권자로 가장 큰 형사책임을 부담해야 한다”며 “공범과 형평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윤관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등에게 국회의원 전달용 자금 6000여만원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징역 2년이 확정됐다.
두 번째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다. 송 대표는 시민단체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먹사연)’을 통해 후원금 명목으로 불법 정치자금 총 8억 2300여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도 기소됐다. 검찰은 이중 송 전 대표가 2021년 7~8월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받은 4000만원은 소각시설 허가 청탁 명목으로 받은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법인인 먹사연 기부를 유도해 정치자금법 규제를 탈피하고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정치자금은 자신의 외곽조직인 먹사연의 인건비, 선거 정치 컨설팅 비용으로 사용됐다”며 “지역 기업인들은 먹사연 정치자금 기부를 통해 피고인이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기를 기대했고 정경유착이 현실화됐다”고 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