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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은 SK보다 훨씬 많은 자원 보유” 최태원이 지목한 ‘AI 경쟁력’은? [비즈360]
삼성전자 AI포럼 개최…‘AI=삼성’ 공식 공고화
삼성전자, 5억대 제품·3.6억명 사용자 시너지
AI 차별화로 ‘미래홈’ 선점에 총력
CXL기반 D램 등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도 총력
삼성전자는 매년 전 세계에 출시하는 5억대의 제품과 3억6000만명을 보유한 AI 플랫폼 사용자를 기반으로 AI 경쟁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사용자가 스마트싱스 플랫폼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김민지·김현일 기자] “삼성은 저희보다 훨씬 많은 기술과 많은 자원을 갖고 있다. 삼성도 이 AI의 물결을 잘 타서 훨씬 더 좋은 성과를 잘 낼 것이라고 확신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4일 ‘SK AI 서밋 2024’에서 삼성전자와 SK의 AI 전략 비교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원론적인 수준의 언급이긴 했지만,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지목한 삼성의 기술과 자원은 전 세계에 출시되는 제품과 이를 연결하는 플랫폼 내 사용자를 가리킨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삼성전자는 올해를 ‘인공지능(AI) 가전’의 원년으로 삼는 등 ‘AI=삼성’이라는 공식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 AI 자신감의 원천은 전세계에 매년 5억대 이상 공급하고 있는 하드웨어와 3억6000만명 이상 사용자를 확보한 스마트싱스 플랫폼이다. 이를 바탕으로 미래의 홈을 선점해 ‘AI 대중화’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목표다.

지난 1일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창립기념사를 통해 “미래 10년을 주도할 패러다임은 AI”라며 “AI는 버블과 불확실성의 시기를 지나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변화가 일상화되는 ‘AI 대중화’ 시대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차별화 전략은 전세계에 구축한 수억개의 하드웨어와 플랫폼 이용자 간의 시너지다.

삼성전자는 매년 5억대 이상의 다양한 제품을 전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AI 사업의 원년’으로서 스마트폰, 가전 등 주요 사업 영역에 AI 기술력을 강화했다. 올 초 세계 최초의 AI 스마트폰인 갤럭시S24 시리즈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달 첫 AI 태블릿 갤럭시탭 S10 시리즈를 출시했다. TV, 냉장고, 청소기, 세탁기 등의 올해 신제품에도 다양한 AI 기능을 도입하며 AI 생태계를 확장 중이다.

삼성전자 AI 가전[삼성전자 제공]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멀티 디바이스 AI전략’을 공개했다. 전세계에서 3억 60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스마트싱스(SmartThings) 플랫폼과 ▷제품 지능 ▷공간 지능 ▷개인화 지능을 기반으로 AI가 일상화되는 미래의 홈을 선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별도의 허브 기기 없이 파트너사의 다양한 제품도 쉽게 연결해 개인의 맞춤형 기기들로 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한 부회장은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과 편리한 삶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세상에 없는 기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미래 차별화 경쟁력의 원천으로 만들어 나가자”며 “단순히 특정 제품, 사업에 국한된 변화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부터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인수한 두 곳의 스타트업도 AI 기술력 강화와 연결된다.

지난 7월 영국 스타트업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Oxford Semantic Technologies, 이하 OST)’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OST는 2017년 옥스퍼드 대학교 교수 3인이 공동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지식 그래프’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식 그래프는 데이터를 통합하고 연결해 사용자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빠른 정보 검색과 추론을 지원해 보다 정교하고 개인화된 AI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삼성은 OST 인수를 통해 더욱 진화된 ‘개인화 지식 그래프(Personal Knowledge Graph)’ 핵심 기술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서비스와 앱별로 분산돼 있던 정보와 맥락을 연결해 사용자가 삼성 제품을 사용하면 할수록 기기가 사용자를 더욱 잘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세계 최초 AI 스마트폰인 갤럭시S24 시리즈 등 모바일 뿐 아니라 TV, 가전 등 다양한 제품도 온디바이스 AI와 결합돼 초개인화된 경험을 강화할 전망이다.

지난 8월에는 자회사 삼성 메디슨이 초음파 진단 리포팅 및 AI 진단 보조 기능을 개발한 프랑스 스타트업 ‘소니오(Sonio)’를 인수했다. 소니오는 클라우드 기반의 다양한 의료 IT 솔루션과 AI 진단 보조 기능을 개발한 회사다. 이번 인수로 AI와 IT 기술을 활용한 의료진의 워크플로우 간소화와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정확성 혁신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CXL 2.0 기반 D램’ [삼성전자 제공]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에서도 AI 시대를 대비해 차세대 메모리 제품 개발에 총력을 쏟고 있다. ‘제2의 HBM’으로 불리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시장 개화가 예상되는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기반의 D램이 대표적이다. CXL은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다양한 장치 간의 직접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차세대 인터페이스로, 이를 활용하면 D램의 용량 및 성능 확장 한계를 개선할 수 있다. 데이터 처리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AI 시대의 또 다른 게임체인저로 기대된다. HBM과 달리 모듈을 추가하는 방식이어서 더 간편하다는 장점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세계 최초로 CXL 기반 D램 기술을 개발했고, 올 2분기에는 세계 최초로 CXL 2.0을 지원하는 256GB CXL D램을 선보였다. 올해 인텔이 CXL 2.0을 지원하는 CPU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빠른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욜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CXL D램 시장은 2026년 15억달러(약 1조9821억원), 2028년 125억달러(약 16조5175억원)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업무 상의 AI 경쟁력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부터 전직원을 대상으로 ‘생성형AI 파워유저’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AI 전사’도 양성하고 있다. 생성형 AI 이해를 위한 기초과정을 다룬 레벨 1과 개인별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업무별 활용사례 ▷AI 윤리/리터러시 및 멀티모달 AI 기술에 대한 레벨 2 과정은 전직원이 필수적으로 들어야 한다. 7월부터는 AI 기술 및 동향 등 일상과 업무에 도움이 되는 AI 관련 정보를 담은 ‘데일리 AI ON’ 서비스를 시작했다.

jakmeen@heraldcorp.com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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