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양 성장 감소 및 암 면역 강화 효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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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국내 연구진이 암 면역 강화 효과를 높인 새로운 면역항암 치료법을 제시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의생명공학과 박한수 교수(㈜지놈앤컴퍼니 대표), 삼성서울병원 이세훈 교수,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황금숙 부원장 공동연구팀이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들의 혈장을 이용한 표적 및 비표적 대사체 분석을 통해 기존 면역항암제의 반응성을 예측하고, 치료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새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양한 대사 과정 및 대사 물질이 면역 활성화와 면역항암제의 효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주로 마이크로바이옴에 의해 생산·조절된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는 단쇄지방산, 담즙산 등 대사체를 기반으로 하는 연구는 종전의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가 진일보한 것으로, 치료 반응성을 효율적으로 예측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는 보조제로서의 활용도 기대된다.
연구팀은 76명의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들로부터 면역항암제(항-PD-L1 및 항-PD-1) 치료 시작 전과 후(2-3주)의 혈장 샘플을 수집하여 비표적 대사 프로파일링 및 표적 대사 분석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아미노산 대사, 해당과정 대사, 담즙산 대사가 암 면역항암 치료 효과 예측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추가적인 암환자의 공개 데이터를 이용한 바이오인포매틱스 분석과 면역세포 실험, 그리고 암동물모델 실험을 통해 해당 결과를 입증했다.
아미노산 대사의 경우, 히스티딘(His)은 레벨이 높을수록, 호모시스테인(HCys)·페닐알라닌(Phe)·사르코신(Sar)은 레벨이 낮을수록 면역항암제의 반응성과 치료 예후가 좋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해당 아미노산들의 비율을 면역항암 치료 결과를 예측하는 중요한 바이오마커로 제시했으며,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들의 암 조직에서 벌크 RNA 및 단일 세포 RNA 시퀀싱 분석을 통해 이를 검증했다.
박한수(윗줄 왼쪽부터) GIST 교수,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교수, 황금숙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부원장, 김수정(아랫줄 왼쪽부터) GIST 학생, 이주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 김윤재 GIST 학생.[GIST 제공] |
또한 당을 분해하는 과정(해당과정)에서 대사물질이 면역항암 치료와 관련이 있다는 결과를 제시했다. 특히 젖산(lactate)의 경우, 면역항암제 치료 이후 반응군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반면, 비반응군에서 그 레벨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이를 통해 면역항암 치료 효과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생체지표)로서 젖산 대사를 특정했다.
연구팀은 특정 담즙산인 클리코케노데옥시콜산(GCDCA)과 타우로리토콜산(TLCA)이 면역항암제의 반응성 및 치료 예후와 관련이 있다는 분석 결과도 제시했다.
타우로리토콜산(TLCA)은 직접적으로 T세포를 증식시키고 세포독성을 증가시켰다. 또한 암 동물모델에서 종양의 성장이 1.5~3배 이상 감소하는 효과와 함께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면역세포인 CD8+ T세포 및 NK세포 증가를 통한 암 면역 강화 효과도 확인했다.
박한수 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에서 대사체 연구는 장내 미생물이 생산하고 조절하는 대사산물이 환자의 면역 반응 및 대사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며, 이번 연구가 이러한 중요한 기초를 제공하였다”고 설명했다.
황금숙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는 “비표적 및 표적 대사체 분석기술이 임상 현장에서 환자의 치료 효능을 예측하고 치료 효과 모니터링에 유용한 기술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드럭 리지스턴스 업데이츠(Drug Resistance Updates)’에 10월 10일 온라인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