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산업생산과 소비가 한 달 만에 모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 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3.6으로 전달보다 0.3% 감소했다. 지난 8월 4개월 만에 반짝 반등했다가 다시 쪼그라든 것이다. 소비도 지난 8월 1.7% 늘어난 뒤 한 달 만에 다시 감소(0.4%↓)로 바뀌었다. 정부는 서서히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입장이지만 수치는 부정적이다. 더구나 경제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는 마당이다.
생산부문별로는 광공업에서 기계장비 생산은 증가했으나, 반도체(-2.6%)와 비금속광물(-9.6%) 부진이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도 하락해 제조업 전반의 생산이 저조했다. 소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6.3%)에서 판매가 늘어났지만 음식료품(-2.5%)과 의복(-3.2%) 등에서 소비가 줄었다. 생활 필수품을 줄일 정도로 소비 심리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류가 전월 대비 8.4% 상승했고 건설 경기는 토목공사 실적(9.9%)에도 건축(-3.7%)에서 줄어 건설경기 부진이 5개월째 이어졌다. 3분기 기준으로 보면 전분기 대비 제조업(-0.2%), 소매판매(-0.5%), 건설경기(-4,2%)가 위축됐다. 경제 전반에 걸쳐 활기가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경기 흐름을 나타내는 동행지수·선행지수도 좋지 않다. 동행지수는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해 7개월 연속 하락세고 향후 경기를 예고하는 선행지수는 전월과 같아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 인식이 나빠지고 있다는 얘기다. 당연히 투자와 소비에도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문제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불안, 미중 무역갈등 등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 매일 벌어지고 있다. 내수가 허약한 상황에 어느 하나라도 문제가 불거지면 수출마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복합위기 앞에서 면밀한 상황 분석과 함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 생산과 소비 감소를 낮춰 봐선 안된다. 소비 감소는 생산 위축으로 이어져 경기침체의 악순환이 만들어지는 만큼 적시에 고리를 끊는 게 중요하다. 추세가 안정적이지 않고 반등과 하락이 오락가락 하는 것은 그만큼 불안정하다는 얘기다. 중국 경기침체 영향도 있을 것이다. 반도체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취약점도 챙겨야 한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서 반도체가 흔들리면 한국 경제 전반에 영향이 미칠 수 밖에 없다. 필요하다면 추가 금리 인하를 통해 소비여력을 높이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무엇보다 국제 정세 요동 속에서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해 정부가 방파제 역할을 든든히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