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분산, 점주 수익성에 도움
식료품 유통·해외 시장확대 총력
M&A 1순위는 소스 생산 기업”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IPO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과거 국내 증시에서 벌어진 ‘프랜차이즈 기업공개(IPO) 잔혹사’는 더본코리아와는 크게 관련 없는 과거라 생각합니다. IPO로 확보한 자금력으로 프랜차이즈 가맹점 신규 유치에 집중하던 타사와 달리 ▷식료품 종합 유통 사업 ▷지역 개발 ▷해외 시장 확대 등 ‘플러스 알파(α)’에 총력을 기울이려 합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는 지난 28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후 미래 사업 전략과 비전에 대해 이 같이 강조했다.
1994년 설립된 더본코리아의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역대 최대치인 4107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56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역성장했다.
매출에서 프랜차이즈 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85.9%로 여전히 절대적이다. 그만큼 IPO 후 성장성과 ‘고평가’에 대한 의문이 계속됐다. 앞서 상장 후 명맥을 유지 중인 F&B 브랜드는 ‘교촌에프앤비’가 유일하다. 태창파로스(쪼끼쪼끼), 할리스에프앤비(할리스커피), 대산F&B(미스터피자), 해마로푸드(맘스터치), 디딤이앤에프(마포갈매기, 연안식당) 등은 증시에서 퇴출되거나 거래정지 중이다.
백 대표는 이 같은 투자자들의 의문점을 해소할 수 있는 힘이 국내 다른 식음료(F&B) 프랜차이즈와 구별되는 더본코리아의 ‘다(多)브랜드’ 전략으로부터 나온다고 제시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다브랜드 전략 덕분에 위험도 분산하고, 점주 수익성에도 도움이 됐다”면서 “다브랜드 전략 추구 덕분에 타사 대비 연구·개발(R&D) 인력에 대한 투자가 훨씬 더 클 수밖에 없었다”고 백 대표는 설명했다.
R&D를 통해 개발·생산하게 된 다양한 소스와 가정간편식(HMR) 등을 홈쇼핑, 편의점, 오프라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판매함으로써 기존 프랜차이즈 사업과 차별화된 신성장 동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게 백 대표의 구상이다. 더본코리아의 유통사업 매출액은 2020~2023년 연평균(CAGR) 78.9% 성장했다.
백 대표는 “최근 K-콘텐츠의 영향으로 해외 굴지의 유통사들이 먼저 찾아와 K-푸드에 대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면서 “한식 메뉴 출시를 원하는 해외 소규모 식당 등에 공급할 수 있는 한식 소스 등의 제품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서 드라마틱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기업 위탁생산(OEM) 방식으로 이미 제품 생산에 돌입한 만큼, 판로 확대에 맞춰 균일한 품질로 생산량을 비약적으로 확대할 역량이 충분하다고도 백 대표는 강조했다.
IPO를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인수·합병(M&A)을 할 대상 1순위는 고추장·간장 등 ‘1차 소스류 생산 기업’이란게 백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기존 생산 능력과 유통망을 지녔음에도 소외됐지만, 더본코리아와 만나 잠재력을 발휘할 기업을 주목 중”이라며 “원가 부담 절감 등의 유의미한 효과를 기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5개 외식 브랜드를 통해 국내 약 2900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는 더본코리아는 해외에서만큼은 ‘마스터 프랜차이즈(직접 해외 진출 대신 현지 기업과 계약해 가맹 사업 운영권을 판매하는 방식)’ 전략으로 공격적인 확장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현재 해외 시장의 경우 미국, 중국, 일본 등 14개국에서 149개의 직가맹점포를 운영 중이다. 백 대표는 “현재 해외 매출 비중은 2%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순증하는 만큼 투자자에겐 더 큰 매력이 될 부분”이라고 했다.
28~29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 더본코리아는 다음 달 6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앞선 수요예측에 국내외 2216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735대 1을 기록했다. 확정 공모가는 희망밴드(2만3000~2만8000원)을 넘긴 3만4000원이다. 공모 금액은 1020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4918억원 수준이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의 참여물량 기준 99.73%가 공모 밴드 상단 및 상단 초과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며 초반 흥행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단 평가가 나온다. 상장 주관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상장 첫날 유통가능물량이 전체의 19.67%로 적어 주가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진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가능물량 비중이 올해 상장기업 평균(30.5%) 대비 매우 낮고, 최근 넷플릭스 ‘흑백요리사’가 크게 흥행하는 등 백 대표와 회사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도가 높아 상장 초기 심한 주가 변동성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