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까지 트레일가능,11월부터 성탄무드
스키, 개썰매, 성탄 축제, 수백만 실경 트리
[헤럴드경제(캐나다 알버타주 밴프)=함영훈 기자] 캐나다 로키산맥의 알버타주 밴프국립공원엔 9월말 부터 눈이 내렸다.
캐나다프렌드 김연아 선수는 지난해 밴프에서 레이크루이스로 가는 길목 존스턴캐니언에서 겨울 트레일을 즐겼다. |
10월초 모레인호수 |
10월 중순까지 적설량이 많지 않아 모레인 리지-에펠호수를 지나는 웬크챔나(Wenkchemna) 패스나 사스카츄완 빙하(Saskatchewan Glacier)를 볼 수 있는 파커릿지(Pakers Ridge) 같은 해발 2300m까지 트레일하는데엔 별 지장은 없었다.
이들 트레킹 과정에선 스위스의 마테호른 닮은 봉우리를 20개 이상 지나고,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같은 호수를 대 여섯개 가량 지나며, 앙코르와트나 고구려성 같은 요새도 만난다. ‘일석이조’라는 말이 있는데, 알버타주 밴프, 캔모어, 재스퍼, 레이크루이스의 어느 한 코스를 가도 ‘일석팔조’를 한다.
10월말 까지 트레킹을 즐기고 나면 11월부터는 본격적인 밴프의 겨울 이벤트들이 기다린다.
10월초 라치밸리 |
▶장쾌한 로키 겨울엔 명랑해지다= 장쾌한 파노라마를 갖고 있지만, 속살을 들여다보면 붉고 노란 가을 잎 위에 솜털 같은 눈이 내려앉은 예쁜 모습도 가진 알버타의 로키는 겨울이 오면, 스키와 개썰매, 성탄 분위기, 초콜릿, 얼음조각이 곁들여지면서, 마치 ‘키다리 아저씨의 탭 댄스’처럼 친근하게 다가온다.
해발 2000~2900m 고봉들이 즐비한 캐스케이드산-소백산이 호위하는 밴프 시내와 밴프국립공원의 절경지대를 한데 모아놓은 레이크루이스 다운타운에선 11월 중순 부터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퍼지면서 성탄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한다.
밴프 주변 산악을 가득 메운 낙엽송(라치)과 노란잎 자작나무 수백만 그루는 실경 크리스마스트리가 된다.
밴프 다운타운의 겨울 |
▶수백만 낙엽송은 ‘실경’ 크리스마스 트리= 11월 중순부터 1월 초까지 이어지는 밴프와 레이크루이스 산악마을 크리스마스 축제 중 가장 사람이 많이 몰리는 때는 크리스마스 마켓이다. 메이플 시럽, 천연비누, 수제 초콜릿 등이 인기 상품이다.
유럽은 12월 중하순이 하이라이트이지만 알버타주 로키의 성탄마켓은 11월 하순이 성수기이다. 밴프 크리스마스 마켓 절에 맞춰 수제 맥주 페스티벌(Banff Craft Beer Festival)을 열기도 한다.
알버타주 로키 일대 12월~1월초는 각종 흥겨운 이벤트가 다운타운 곳곳에서 이어진다. ‘크리스마스 정신(Christmas Spirit)’을 주제로 한 축제는 40일 가량 계속된다.
밴프의 핫 초콜릿 트레일 이벤트가 가장 길게 이어지고, 크리스마스의 기분을 이어가는 스노데이즈(SnowDays)는 1월 중하순까지 흥을 돋운다.
밴프의 실경 크리스마스 트리와 개썰매 |
봄~가을, 밴프 다운타운의 센터를 차지하는 곰 조형물. |
겨울 축제 기간 중 다운타운 곳곳에는 눈과 얼음 조각 전시, 야외 놀이를 즐길 수 있는 플레이 존이 설치돼 9월까지 다운타운의 센터였던 곰 조형물이 잠시 주역의 자리를 성탄 콘텐츠에 양보하게 된다.
▶부드러운 파우더, 밴프 스키= 캘거리에서 벗어나자마자 카나나스키스, 캔모어, 밴프, 레이크루이스, 재스퍼 전역에 내리는 눈은 축축하지 않고 솜털 같은 ‘샴페인 파우더’이다. 그래서 알버타에서의 활강은 부드럽고 푹신하다. 밴프는 북미에서 가장 긴 스키시즌(11월~다음 해 5월)으로도 유명하다.
선샤인 빌리지 스키 |
밴프 선샤인 빌리지(Banff Sunshine Village), 레이크 루이스 스키 리조트(Lake Louise Ski Resort), 마운틴 노퀘이(Mt. Norquay)는 모두 밴프국립공원 내에 위치하며 1988년 동계올림픽의 산악 경기가 개최되었던 곳이다.
스키 빅 3 이용권을 구매하면 스키 시즌 동안 무제한으로 세 곳의 스키장을 이용할 수 있다. 레이크 루이스 스키 리조트는 지난해 슬로프 면적을 확장하고 새로운 리프트를 운영하면서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큰 스키 리조트가 되었다.
밴프 다운타운 남서쪽으로 차를 타면 20분이면 가는 선샤인 빌리지는 리프트를 타고 고지대에 오르면서 로키 산맥의 장엄한 경관을 감상하고, 최대 7미터 두께의 눈이 쌓인 활주로를 날듯이 미끄러져 내려오는 곳으로 인기가 높다. 대부분 중급 스키어들에게 적합한 코스들이며, 고트 아이 마운틴(Goat's Eye Mountain)은 굴곡진 언덕이 있어 상급 스키어들의 도전의식을 자극한다.
얼어붙은 루이스 호수에서의 스케이팅과 얼음조각·얼음성벽. 김연아 선수는 지난해 이곳에서 스케이트를 즐겼다. |
▶루이스 빙판서 김연아 처럼..존스턴캐년 겨울 안전트레일도 가능= 지난해 캐나다와 한국 간 우정의 가교역할을 했던 김연아 선수처럼 얼어붙은 루이스호수에서 스케이트를 즐기는 것은 색다른 감회를 안길 것이다.
겨울의 레이크 루이스는 아름다운 산으로 둘러싸인 천연 야외 아이스링크가 된다. 담요, 간식, 보온병을 챙겨서 산악 호수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시간은 밤까지 이어진다.
별밤 스케이팅도 가능한 것이다. 1월엔 얼음조각, 얼음 성벽이 빙판을 장식하는 아이스 매직(Ice Magic) 축제도 열린다.
겨울 트레일은 웬만해서는 권하지 않지만, 밴프 다운타운 근교 소백산 인근 존스턴 캐년(Johnston Canyon Ice Walk) 아이스 워크는 고산에 오르기 보다는 폭포마저 얼어붙은 협곡을 가는 코스라서 가끔 추천된다. 왕복 2시간30분.
밴프 설퍼산 곤돌라로 정상에 올라 식당 창문으로 내려다본 풍경 |
물론 스키장 곤돌라를 타고 활강시작지점까지 오르는 동안 로키의 멋진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고, 밴프 시내 설퍼산 곤돌라를 타고 정상 전망대에서 근사한 식사를 하면서 풍광을 구경할 수도 있겠다.
이밖에 숲을 가르고 설원을 달리는 개썰매와 말썰매, 스노튜빙, 스노슈잉 등 겨울 액티비티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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