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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국민기업 등극·증시 입성...현대차 두 토끼 잡은 ‘뚝심’ [Hello India]
1996년 ‘차 불모지’ 인도법인 설립 첫발
현지화 성공...2025년 100만대 생산체제
생산·부품 현지화, 친환경 시장 공략 가속
정의선 회장 “인도 전동화 전환 시간 문제”
정의선(왼쪽 두 번째) 현대차그룹 회장, 아쉬쉬 차우한(왼쪽 세 번째) 인도증권거래소(NSE) 최고운영자(CEO)가 22일(현지시간) 현대차 인도법인의 인도증시 상장을 기념하는 타종식을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10, 9, 8, 7, 6, 5, 4, 3, 2, 1!”

지난 1996년 자동차의 불모지였던 인도 시장에 첫 발을 내디딘 현대자동차 인도법인(HMIL)이 22일(현지시간) 28년 만에 인도 증시 시장 진입을 알리는 타종을 울렸다.

현대차는 1990년대 당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눈여겨 보지 않았던 인도를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판단했다. 글로벌 경쟁자들을 제치고 그동안 인도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사를 쓸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업계는 ‘인도 국민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천해 온 현대차의 뚝심 있는 투자를 꼽는다.

▶‘SUV 명가’ 거듭난 현대차, 쉼표 없는 투자로 印 시장 중심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날 상장 기념식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IPO(기업공개)를 통해 더 좋은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해 현지 소비자들과 더욱 가까워지고, 시장의 큰 일원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인도 완성차 시장에서 마루티 스즈키에 이어 두 번째(매출·판매 기준)로 큰 업체로 자리매김하기까지 28년 동안 견고한 성장을 이어왔다.

인도 법인 설립 이후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당시 2억6000만달러를 투자해 완성차 조립 1공장을 건설한 현대차는 1998년 이곳에서 첫 모델로 경차 아토스를 개조한 모델 쌍트로의 양산을 시작으로 인도 시장에 본격적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현대차는 이후 상품 라인업 확장을 추진함과 동시에 가격 경쟁력을 우위를 바탕으로 증가하는 수출 수요에도 대응하기 위해 3억8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해 2공장을 건설, 2007년부터 가동에 돌입했다.

2015년에는 네모난 디자인의 소위 ‘지프차’만 일부 존재하던 인도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시장에서 세련된 디자인과 신기술을 갖춘 현지 모델 크레타를 출시, 세단 중심이었던 인도 시장에서 ‘SUV 돌풍’을 일으켰다.

이어 베뉴와 알카자르 등 라인업 확대에 나서며 입지를 다진 현대차는 추가 투자를 통해 연간 생산능력을 지난해 기준 82만4000대로 늘렸다. 작년 말까지 현대차의 인도공장 관련 누적 투자 규모는 55억달러(약 7조6000억원)에 달한다.

HMIL은 인도의 지속적인 자동차 수요 성장 및 신흥국가 수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푸네 공장을 첨단 생산 기지로 재탄생시켜, 오는 2025년까지 인도 시장서 100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친환경차 등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동화 전환 프로젝트’도 순항 중이다. 정 회장은 “이번 IPO로 조달한 자금을 통해 전기차, 수소연료전지, 커넥티비티, 모빌리티 등 미래 산업 분야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MIL은 인도의 일부”...핵심 키워드 ‘현지화’= HMIL 관계자들은 “우리는 외국계 회사이지만, 현지에서는 ‘인도의 현대차’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자동차 부품부터 고용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걸친 ’현지화 전략‘이 브랜드 이미지의 제고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HMIL은 지난 2013년부터 TF(태스크포스)를 조직하고, 부품 현지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후 2020년에는 현대차 해외법인 중 처음으로 구매실 내 현지화 업무만 전담하는 팀을 꾸렸다. 아울러 인도 자동차 공업 협회(SIAM), 인도 자동차 부품제조업체 협회(ACMA)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인도 현지사 정보를 취득·발굴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지난 4년간 약 1300개 부품을 수입 체계에서 현지 소싱으로 전환했고, 현지화 진행을 통해 신규로 50곳 이상의 협력사와 거래를 시작했다.

현지 채용도 활발하다. 현재 HMIL의 직접적 고용 규모는 9500여명 수준이며, 그룹사와 협력사, 딜러 등의 간접적 고용 효과까지 더하면 25만명 수준으로 늘어난다.

아울러 현대차는 배터리팩 조립공장 설립 등 친환경차 생산 현지화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내년 초 브랜드 첫 현지화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인 크레타 EV를 양산하고, 오는 2030년까지 5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해 내연기관 차량에 이어 EV 라인업에서도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판매 네트워크 거점을 활용해 전기차 충전소도 485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인도 정부가 정책적으로 전기차 및 전기차 인프라에 대한 중요성을 매우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기술과 가격 등 여러 요인에서 합리적인 포인트를 찾는다면, (인도 시장의) 빠른 전동화 전환은 시간 문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공헌 확대 방점...국민기업 등극에 숨은 원동력=인도에서 높아진 위상 만큼 현대차의 사회공헌 활동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사회공헌은 정 회장이 현지에서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 중 하나로 평가된다. 현대차의 인도 지역 사회공헌 활동은 ▷친환경 ▷모빌리티 선도·교통안전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등으로 요약된다.

정 회장은 “현대차는 인도에서 ‘현대 사마르스’ 캠페인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며 ”현재 인도에서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분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모빌리티를 개발하고, 저소득층 및 젊은 세대들이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저희가 해야 할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회장은 21일 인도 총리관저에서 진행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의 면담에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모디 총리가) IPO에 관해 궁금한 것이 많을 것 같아 미리 설명을 했다“면서 ”인도에 훌륭한 기업인들이 많은데 최근 타타그룹의 라탄 타타 명예회장의 별세와 관련해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면서, 현대차도 인도에서 더욱 잘해 타타와 같은 훌륭한 기업이 되고 싶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밝혔다. 뭄바이=서재근 기자

likehyo8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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