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을 들고 웃고 있는 제주 감귤 농민들. [쿠팡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쿠팡이 이달 말까지 800톤 규모의 감귤을 제주 농가에서 매입한다고 21일 밝혔다. 감귤 물가 안정화와 농가 소득을 보전하기 위한 행보다.

쿠팡은 최근까지 330톤의 감귤을 매입했다. 이달 말까지 500톤을 추가로 사들일 계획이다. 감귤 시즌이 본격화하는 10월을 맞아 쿠팡이 매입한 역대 최대 규모다.

쿠팡의 매입 결정은 제주 지역에 폭염과 잦은 국지성 호우로 최근 노지 감귤의 열과(과일이 갈라지거나 터지는 현상) 피해 규모가 늘어난 상황에서 이뤄졌다.

쿠팡은 상대적으로 판매가 쉽지 않은 감귤을 사들였다. 전체 매입분 가운데 절반이 소형(49~53㎜)과 대형(63~70㎜)이다. 소·대형 감귤은 중형보다 20~30% 저렴하지만,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진다. 반면 감귤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중형 감귤(54~62㎜)은 가격대는 높지만, 생산량이 적다.

소·대형 감귤의 유통이 원할하지 않으면 감귤이 크기별로 가격 격차가 벌어져 중장기적으로 물가가 치솟을 수 있다. 쿠팡은 소·대형 감귤 중 품질이 우수한 상품을 선별해 고객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김성천 한성영농조합 이사는 “올해 제주의 지속적인 기상이변으로 감귤 농가의 시름이 깊었는데, 쿠팡이 감귤을 제값에 매입하면서 위기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폭염 등 이상기후로 피해가 가중된 제주 농가의 감귤을 쿠팡이 대규모로 매입하면서 지역이 위기를 딛고 일어나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제주 농가의 위기 상황 극복에 일조해 고맙다”고 했다.

쿠팡 관계자는 “유례없는 이상기후로 감귤 농가들이 큰 피해를 입은 것은 물론 어려운 상황이 내년 1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제주 감귤의 물가 상승을 최소화하고, 이들의 농가 소득을 보전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