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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일자리 예산 증액으로 '고용률'↑…'쉬는 청년' 역대 최고인데 고작 738억?
18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언더스탠드 에비뉴 중앙광장에서 열린 2023 노인일자리주간 현장 국민참여관에서 방문객들이 일자리 상담 및 프로그램 체험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내년 110만명의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2조1847억원을 투입한다. 대부분의 예산이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한 일자리에 집중된다. 반면 청년층(15~29세)을 위한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에서는 여전히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구직을 단념한 ‘쉬었음’ 청년은 44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었다.

2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5년 예산안 수혜자별 민생사업’에 따르면, 정부는 사회활동을 원하는 노인들을 위해 110만명분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는 올해보다 7만명 증가한 수치로, 민간형 일자리, 사회서비스형 일자리, 공익형 일자리에서 모두 증액이 이루어졌다. 민간형 일자리는 1만명 증가해 23만5000명으로, 사회서비스형은 2만명 증가해 17만1000명, 공익형은 3만8000명 증가해 69만2000명이 될 예정이다. 관련 예산은 올해 2조264억원에서 내년 2조1847억원으로 증액됐다.

▶공공부문 중심 일자리…역대 최고 고용률 '착시'=문제는 이들 일자리의 대부분이 공공부문에서 제공된다는 점이다. 민간형 일자리가 소폭 증가한 반면, 사회서비스형과 공익형 일자리는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세금을 투입해 인위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고용률을 끌어올리려는 손쉬운 방법을 택하고 있다는 비판을 불러일으킨다.

고용률은 취업자 수를 15세 이상 인구로 나눠 산출한다. 노인 일자리 같은 단기 공공 일자리가 늘어나면 취업자 수가 증가해 착시 효과가 발생한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9월까지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전년 대비 30만8000명 증가했으며, 고령층이 고용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 반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양질의 민간 일자리 부족으로 청년층이 고용 시장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일자리허브센터서 상담받는 취업준비생들. [헤럴드DB]

▶'쉬었음 청년' 44개월 만 최대 폭=청년층의 취업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9월까지 20대와 40대 취업자 수는 각각 23개월, 27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는 정부가 청년층의 고용 문제보다는 노인 일자리 창출에 더 많은 재정을 투입함으로써, 고용률을 인위적으로 상승시키고 있다는 분석을 뒷받침한다. 고용률이 높아 보일 수는 있지만, 실제 청년층이 겪는 고용 시장의 현실은 그만큼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구직 의욕을 상실한 청년층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2024년 9월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쉬었음’ 인구는 23만1000명 늘었고, 그중 청년층에서만 6만9000명이 증가했다. 이는 2021년 1월 이후 최대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취업 시장에서의 ‘미스매치’와 높은 취업 문턱이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청년층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 정부가 2025년 예산안에서 책정한 청년 일자리 예산은 5조6901억원이지만, 구직단념청년 지원 예산은 738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1.3%에 불과하다.

▶전문가들 "괜찮은 민간 일자리 창출이 핵심"=전문가들은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이 청년 고용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월간 노동리뷰’에 따르면, 청년들이 원하는 ‘괜찮은 일자리’가 부족해 취업 시기가 점점 늦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24년 기준으로 최종 학교 졸업 후 임금근로자로 첫 일자리를 찾는 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11.5개월로, 전년보다 1.1개월 늘어났다. 이는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구직을 단념하고 고용 시장에서 이탈하는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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