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신세계푸드 등 해외 공략 나서
타 품목 보다 규제 적어 강점…수요도 증가
올해 3월 주한미군기지 대형 식료품점에서 식물성 비비고 왕교자 시식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CJ제일제당 제공] |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식품업계가 식물성 음식 수출에 시동을 걸었다. ‘수출 효자’로 꼽히는 라면 다음으로 유행할 K-푸드로 만들려는 전략이 엿보인다.
1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 신세계푸드 등 주요 식품 기업들은 식물성 음식의 해외 시장을 공략 중이다. 업계는 식물성 음식 시장이 2020년 121억달러(약 16조원)에서 내년 279억달러(약 38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 만두를 전면에 내세웠다. CJ제일제당의 식물성 만두 수출액은 지난해 118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4배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74.8% 늘었다.
수출 국가는 현재 총 35개국이다. 수출 지역은 K-푸드가 익숙한 미국과 유럽, 동남아시아뿐만 아니라 모리셔스, 도미니카공화국 등 다양하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국가는 호주다. 올해 4월부터는 주한미군 기지에도 납품을 시작했다.
지난해 10월에는 트레이에 담은 식물성 만두 2종을 영국, 호주, 싱가포르 등에 출시했다. K-푸드로 알려진 잡채와 고추를 활용해 만두의 맛을 살렸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각국의 대형 유통채널 위주로 판매되고 있다”며 “기존 파우치 제품과 달리 트레이에 담아 전자레인지 조리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어 인기”라고 전했다.
신세계푸드는 소시지 패티, 미트볼, 민스(다진 고기) 등 대안육을 앞세워 미국 시장을 노린다. 2022년 미국에 식물성 식품 자회사인 ‘베러푸즈’를 설립하는 등 기반을 다지는 중이다. 올해 초에는 미국의 벤처캐피탈 회사 ‘클리브랜드 에비뉴’의 투자를 유치했다.
또 세계 최대 자연식품 박람회 ‘내추럴 프로턱트 엑스포(NPEW)’에 참가해 국내에서 운영 중인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을 선보였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국내 제조 제품을 직접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운영 중인 베러푸즈를 통해 북미 지역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F&B는 대표 제품 참치를 식물성 음식으로 선보였다. 식물성 대체식품 브랜드 ‘마이플랜트’를 통해 식물성 원료로 만든 참치를 러시아, 호주, 영국 등으로 수출 중이다. 또한, 캔햄, 만두 등으로 제품군을 늘려가고 있다. 동원F&B 관계자는 “국제 식품 박람회에도 참가해 소비자 접점을 넓혀가는 중”이라며 “유럽, 동남아 등으로 바이어들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식물성 제품은 타 품목보다 수출 면에서 유리하다고 분석한다. 유럽과 북미 등 자국 농업을 보호하기 위해 육가공품과 유제품 등에 대한 수입 장벽을 높였기 때문이다. 실제 라면 업계는 유럽연합(EU)의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육류 성분을 함유한 라면 스프 대신 수출용 제품을 따로 생산하고 있다. 중동, 동남아 일부 국가에서는 종교적 이유로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만 유통된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식물성 원료는 해외에서 육류만큼 까다로운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것이 강점”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채식주의 비건과 즐겁게 건강을 즐기는 ‘헬시플레저’ 등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기업들이 관련 사업을 더 확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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