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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압박에 식품가격 ‘들쭉날쭉’…소비자는 ‘알쏭달쏭’
물가 당국, 업계와 한달에 한번꼴 소통
가격 인상 자제 기조에 가격 인하하기도
“기타 제반비용 고려하면 인상 압력 여전”
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간편식 상품. [연합]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식품업계가 고물가에 제품 가격 조정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정부의 물가 안정 협조에 동참해 제품 가격을 인하했지만, 인건비·물류비 등 제반 비용 증가 영향으로 부담이 크다고 호소한다.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물가당국과 업계는 수시로 만나 물가 안정을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대상, 신세계푸드, 아워홈, 오뚜기, 오리온, 해태가루비, CJ제일제당, CJ프레시웨이 등 9개 기업과 만나 업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농업과 식품산업의 상생협력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에서 소통이 이뤄진 것이다.

주무부처인 농식품부는 최근까지 한 달에 한 번꼴로 업계와 소통 창구를 열고 있다. 다만 정부가 업계와 접점을 넓힌 이면에는 ‘가격 인상 자제’ 압력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실제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7월 식품업계와 조찬 간담회를 통해 제품 가격 인하 협조를 요청했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지난 6월 정부세종청사에서 업계와 ‘가공식품 및 외식 물가 점검 회의’를 열고 물가 동향을 점검하기도 했다.

농식품부도 실무진 회의를 통해 업계와 수시로 소통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에는 롯데웰푸드가 정부 요청으로 빼빼로, 가나초콜릿 등 인상을 한 달 연기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업의 애로사항 청취와 함께 물가 안정 협조를 요청하는 수준에서 소통하고 있다”며 “영업 비밀 등을 이유로 구체적인 가격 구조를 들여다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 기조에 따라 제품 가격을 내린 기업들도 잇달아 등장했다. SPC그룹은 지난달 물가 안정 기조 동참 의사를 밝히며 파리바게뜨 식빵 3종 가격을 평균 7.3% 인하했다. 같은 달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도 후레쉬크림빵, 땅콩크림빵, 완두앙금빵 가격을 평균 6.7% 내렸다.

해태제과, 매일유업, 오뚜기 등도 한국식품산업협회와 함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해 일부 제품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 협회는 최근 밀가루, 설탕, 유지류 원가 하락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1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 기준 연질밀(SRW) 가격은 톤당 220.09달러로 올해 최고점이었던 5월(톤당 244.17달러)보다 약 9.8% 떨어졌다.

그러나 업계는 가격 인상 압력이 여전하다고 입을 모은다. 제품 가격을 인상한 업체도 있다. 앞서 CJ제일제당의 컵반 미역국밥·황태국밥·사골곰탕국밥 등은 4200원에서 4800원으로 14.3% 올랐다. 오뚜기는 8월 말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격을 최대 15% 인상했다. 가격 인상 필요성과 인하 압박 사이에서 적정 소비자가격에 대한 소비자 혼란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6개월 전에 계약한 곡물을 사용해 제품을 생산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생산 원가는 높은 상황”이라며 “제품 가격에 현재 곡물 시세를 반영하기는 이르고, 최근 오른 인건비와 물류비 등 다른 제반비용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6차 농식품 규제혁신 전략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mp125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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