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로보락이 선보인 로봇청소기 ‘S8 MaxV 울트라’. 모서리를 인식하자 측면에서 검은색 브러시가 돌출돼 청소를 하고 있다. [헤럴드 DB]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치고 로보락, 샤오미, 에코백스 등 중국산 브랜드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다. 100만원이 훌쩍넘은 고가임에도 없어서 못판다.

국내 로봇청소기 기술력은 10여년 전만 해도 중국이 추격하기 힘든 격차를 유지했다. 그러다가 국내 로봇청소기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정확히 10년 전인 2013년 때다.

중국에 로봇청소기 시장을 뺏긴 주 요인으로 꼽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수진 의원은 “10년전 대기업이 10년넘게 투자해 개발한 로봇청소기 핵심기술이 유출된 이후, 10년만에 로봇청소기 판매 1~3위가 모두 중국 브랜드가 되고, 중국의 한국산 로봇청소기 수출은 극감했다”며 “급변하는 기술패권 시대에 대응해 기술보안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고, 국가기술 자산 보호를 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수진 의원이 14일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기술유출 사건 수는 539건으로 해외 유출건 78건. 국내 유출건 461건으로 조사됐다.

특히 해외 기술유출 범죄는 2020년 17건에서 21년 9건, 2022년 12건, 2023년은 22건이며 올해 상반기에만 이미 18건의 해외기술유출 검거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출된 기술별로는 2020년에는 총 135건 중 기계 30건(22.22%), 정보통신 18건(13.33%), 자동차·철도 15건(11.11%)이였으나 2023년에는 총 149건 중 기계 22건(14.77%), 반도체 14건(9.4%), 디스플레이 12건(8.05%)의 기술유출사건이 있었다.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는 2020년에는 각각 2건으로 1.5%의 비중에 불과했지만 2023년에는 반도체 14건, 디스플레이 12건으로 비중이 약 6배 증가했다.

피해자 유형별로는 대기업(79건)보다는 중소기업(469건)의 비중이 높았으며, 유출주체는 내부인 396명, 외부인 143명으로 나타났다.

기술 탈취 수법도 다양해 지고 있다. 최근에는 주요 대학에 위장 연구소 형태의 자회사를 설립해 국가핵심기술을 부정 취득한 일도 벌어졌다.

최수진 의원은 “과기부의 연구보안에 대한 준비 수준을 검토하고 연구책임자의 연구보안의 중요성에 대한 의무교육 등을 도입하는 등 제도개선방안과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구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