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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 없는 거리’에선 오토바이가 왕? 보행안전 우려
보행안전, 행사·축제 위해 차 없는 거리 확산
배달 오토바이, 전통킥보드 등 안전 위협
서울 중구 명동의 차 없는 거리에 오토바이와 전기자전거가 인파 사이로 달리고 있다. [김우영 기자]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안전한 보행 환경을 조성하고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각 지자체마다 ‘차 없는 거리’를 도입하고 있지만 오토바이와 전동킥보드 등은 별다른 제지없이 드나들면서 오히려 보행자를 위협하고 있다.

시민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으로 붐비는 서울 명동의 경우 명동길을 비롯해 명동 4, 6, 7, 8, 10길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하고 있다. 수많은 인파에 차량까지 뒤엉킬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진입로 바닥엔 커다랗게 노란색으로 차 없는 거리라는 점을 표기해놓았으며, 물리적으로 차량이 진입하지 못하도록 표지판도 설치해놨다. 정기 운영되는데다 이처럼 식별이 용이하게 알린 덕분에 우왕좌왕하거나 진입을 시도하는 차량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오토바이는 거침없이 인파 사이로 달리기 일쑤다. 일부 오토바이는 보행자에게 비키라며 경적을 요란하게 울리기도 했다. 전동킥보드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자에게도 차 없는 거리는 맘 편히 질주할 수 있는 길이다.

역시 정기적으로 차량 통행을 막고 있는 덕수궁길은 차도 입구를 라바콘 등으로 모두 막았음에도 진입을 시도하거나 실제 통행하는 오토바이를 목격할 수 있다.

차량 통행이 금지된 덕수궁길에 진입한 오토바이를 안전관리 담당자가 제지하고 있다. [김우영 기자]

가을을 맞아 축제 및 문화행사를 위해 한시적으로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하는 곳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곳곳에 안전요원들이 배치돼 있지만 빠르게 지나가는 오토바이를 완전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차가 없다고 경계를 늦춘 보행자에게 더 큰 위험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이들의 통행을 가로막는 건 쉽지 않다. 오토바이나 전동킥보드가 지나가지 못하도록 촘촘히 길을 막으면 보행자까지 불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두가 차 없는 거리를 반기는 것도 아니다. 배달에 의존하는 주변 음식점 상인과 배달노동자의 반발이 가장 크다.

서울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축제 기간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하는 이유는 시민들이 안심하고 즐거운 시간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인데 지나치게 통제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 “사고가 나지 않도록 현장에서 계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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