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보험시장에서 제판분리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보험계약자에 대한 판매책임을 정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GA(법인보험대리점), 플랫폼 등 판매회사 독립성이 강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불완전판매에 대해 보험대리점이 책임을 지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보험연구원은 10일 오후 ‘보험산업 판매채널 혁신을 위한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11일 밝혔다.
안수현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험상품 판매책임법제 현황 및 개선과제’라는 주제로 보험시장에서 제판분리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환경을 고려해 보험계약자에 대한 판매책임을 정비해 갈 것을 제안했다.
모집시장에서는 보험산업의 내부통제와 금융소비자보호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험상품 판매채널에서 푸시영업과 고수수료 위주의 모집관행이 지속적인 문제로 발생해 판매조직에 대한 관리가 중요해졌다.
그러나 제판분리 현상과 판매조직의 대형화로 판매조직에 대한 보험회사의 지휘·감독이 용이하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상품의 제판분리 현상이 보편화되면서 모집시장에서 GA, 은행 등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되는 추세다.
안 교수는 “보험회사에 대해 직접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보상책임의 원리이나, 판매자의 독립성이 강할수록 사용자는 판매자의 행위로부터 발생하는 손익의 결과에 대해 이해관계가 희박해진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매회사 독립성이 강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불완전판매에 대해 보험대리점이 책임을 지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금융기관보험대리점, 초대형대리점, 자문 또는 특정 분야에 전문성이 있음을 광고한 경우에는 보험대리점이 직접 책임을 지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방안이다.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보험산업 채널 다양성을 위한 과제’라는 주제로 국내 보험모집시장을 평가하고, 소비자 편의성을 개선하고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국내 모집시장에 채널 다양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가 도입되고 있지만, 대면채널 중심 시장구조가 형성됨에 따라 판매자 과열 영입경쟁이나 수수료 중심 영업전략 등으로 다양한 문제가 노출되고 있다.
대면채널 중심 모집 환경에서 보험회사는 판매자의 전문성 강화보다는 신규 판매인력 충원에 서비스 혁신보다 수수료 경쟁에 초점을 맞춤에 따라 판매채널 혁신 저해, 모집시장의 역동성 저하, 낮은 계약유지율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김 위원은 “모집시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의 원인 중 상당 부분이 모집수수료를 매개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관련 제도개선과 함께 제판분리 환경에 적합한 보험상품 판매책임법제에 대한 평가와 검토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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