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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사 할부수수료 이익 ‘사상최대’
상반기 1.7조...전년비 11.2% ↑
무이자할부 축소, 금리 높인 영향

국내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대폭 축소하면서 할부 수수료로 벌어들인 돈이 올 상반기에만 1조7000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상반기 최대치 기록보다 1700억원 이상 수익이 더 커졌다.

1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롯데·BC카드)의 할부카드 수수료이익은 올해 6월 말 누적 기준 1조7037억원으로 지난해 6월 말(1조5326억원)보다 1711억원(11.2%) 증가했다.

카드사별 할부 수수료이익 증감률을 살펴보면 현대카드가 28.9%(1767억원→2278억원), 하나카드 19.1%(915억원→1090억원), 우리카드 18.1%(1056억원→1247억원), 롯데카드 15.8%(2374억원→2748억원), 신한카드 12.0%(2804억원→3140억원) 순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BC카드는 2022년 자체 카드를 출시해 수수료 이익 규모는 올 상반기 기준 22억원으로 규모가 작지만, 1년 전(8억원) 대비 증감률은 168%로 가장 높았다.

할부 수수료이익이 두자리 수로 성장하는 동안, 막상 할부로 카드를 이용 실적은 같은 기간 68조8616억원에서 70조5368억원으로 2.4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아예 할부이용실적이 줄어든 곳도 있었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는 올 상반기 할부이용실적이 전년보다 각각 3%, 4% 감소했다.

그럼에도 할부 수수료이익이 급증한 것은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혜택을 축소하고 금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카드업계는 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이 높아지자, 무이자할부 혜택을 줄이기 시작했다. 카드업계는 2022년 말~2023년 초 통상 6~12개월까지 제공하던 무이자할부 기간을 3개월로 줄줄이 단축했다.

동시에 유이자 할부 금리는 높였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개 카드사의 할부 수수료율은 최저 7.90%에서 최고 19.90%으로, 법정 최고금리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점수가 낮을수록 더 높은 할부 수수료를 내야 한다”면서 “무이자 할부 혜택이 줄어들었지만 높은 수수료를 부담하더라도 할부를 이용하려는 저신용자들이 늘면서 수익이 커진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한 카드사의 경우 올해 4월부터 할부 수수료율을 변경했는데, 대출이 없는 신용점수 900점대 후반 소비자도 6~9개월 할부 수수료율이 17.9%인 것으로 나타났다. 10~18개월 할부 수수료율은 18.9%에 달했다. 저신용자는 더 높은 할부 수수료율을 부담했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올해 들어 카드사들이 자동차 할부 영업을 대폭 늘린 영향도 있다. 현대·기아 자동차 구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현대카드를 비롯해 중소형 카드사인 하나·우리·롯데카드는 차량 할부 영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카드 할부의 경우 캐피탈사에서 취급하는 자동차 할부금융과 같이 최장 60개월까지 할부를 진행할 수 있지만 대출로 잡히지 않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서 제외된다. 중도상환수수료도 없다. 이에 카드사들은 카드 캐시백, 포인트 적립 등 판촉 행사를 통해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조달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차량 할부 영업을 재개했다”면서 “신차 카드할부 등 유이자 할부 이용이 늘어나면서 할부 수수료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8개 전업 카드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4999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4168억원) 대비 822억원(5.8%) 증가했다.

문혜현 기자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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