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철환(오른쪽) 국민권익위원장이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종민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박종민 국민권익위원회 사무처장 겸 부위원장은 8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사건에 대해 “고도로 계산된 몰카(몰래카메라) 사건이자 정치 공작 사건”이라고 말했다.

박 처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의 관련 질의에 이같이 밝히면서 “정치권이 심각하게 다룰 사건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 여사의 가방 수수 사건이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응급의료 헬기 이송 사건 모두 ‘입법적 미비점’ 탓에 처벌하지 못한 것인데 야권이 이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한다는 권 의원의 주장에 박 처장은 동의한다고 답했다.

권익위는 지난 6월 김 여사의 가방 수수 사건에 대해 대통령과 직무 관련성이 없기 때문에 신고 대상이 아니며 직무 관련성이 있더라도 대통령과 배우자가 받은 금품은 수수 즉시 국가가 소유하는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돼 신고 의무가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다.

박 처장은 이 대표가 지난 1월 피습 후 응급 헬기로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된 데 대해선 “어떤 국회의원도 받을 수 없는 특혜”라고 지적했다. 그는 “부산대병원에서 수술이 충분히 가능했는데도 (이 대표의) 가족들 요청으로 전원이 이뤄진 것”이라며 “서울대병원 지침에 반(反)하는 데도 전원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권 의원이 “진료 의사도, 주치의도 아닌 의사에 의해 전원이 이뤄진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꼬집자 박 처장은 “그렇다”고 동조했다.

권익위는 이 대표가 부산에서 흉기 습격을 당한 뒤 소방 응급 헬기를 이용해 서울로 이동한 것이 특혜라는 신고 사건에 대해 지난 7월 ‘종결’(위반 사항 없음) 처리했다. 2003년부터 시행된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권익위법)에는 국회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행동강령이 있지만 국회의원은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