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996 근무제’ 경험담을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한 영국 출신 잭 포스다이크. [잭 포스다이크 샤오홍슈 캡처]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한 영국인이 중국의 유명 게임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악명 높은 ‘996 근무제(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6일 근무)’ 경험담을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소셜미디어(SNS)에 수척해진 자신의 모습을 공개하며 ‘왜 이 직무를 수락했을까’라고 자조적인 글도 올렸다. 이 글은 26만5000회 이상 조회되며 많은 중국 직장인들의 공감을 받고 있다.

7일(현지시각)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영국 요크셔 출신인 잭 포스다이크(28)는 2022년 중국 광저우에 있는 게임사 넷이즈에 입사했다.

그는 초과근무가 없는 번역 업무를 맡아 2년간 일한 뒤, 올 1월에는 게임 디자인 부서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4월부터는 업무량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한다.

포스다이크는 "매일 오전 10시에 일을 시작했고, 4월에는 평균 퇴근시간이 오후 10시였고, 자정까지 일한 적도 있다”며 “토요일 근무를 3주 연속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악명 높은 ‘996 근무제’를 경험해보니, 마감일을 맞추려면 주당 80시간 넘게 일할 때도 있다"며 "초과 근무가 필수는 아니었지만 '팀원을 실망하게 하고 싶지 않다’는 일념으로 살인적인 근무 강도를 버텨냈다"고 밝혔다.

특히 ‘996 근무’는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미쳤다.

포스다이크는 "집에 오면 지쳐서 잠들기 바빴고 모든 끼니를 회사에서 해결하다보니 아내와 얼굴을 마주보며 식사할 시간조차 없었다"며 "취미생활은 물론 운동도 못하면서 건강도 나빠졌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회사의 고위 관리자들은 '996 근무제'가 시대에 뒤떨어진 근무방식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며 "사람들이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하면 사기가 떨어지고 실수를 유발해 생산성이 저하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넷이즈의 일자리 감축으로 올 6월 직장을 잃은 뒤 현재 하얼빈으로 이사해 잠시 일을 쉬고 있다.

그는 "내 꿈은 여전히 중국에서 게임을 만드는 것이지만 '996 근무제'를 다시 할 수 있을진 모르겠다"며 "잃을 것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