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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회장, 삼성전기 필리핀 사업장 점검 “AI·전기차 기회 선점하자”
부산·中 텐진과 함께 핵심 생산거점
미래 먹거리 ‘전장 사업’ 챙기기 행보
삼성전기 전장용 MLCC에 역량 집중
하만 인수·車 부품 등 전장 진두지휘
이재용(가운데) 삼성전자 회장이 6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전기 필리핀 사업장을 방문해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전장사업을 챙기며, AI(인공지능)·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비한 기회 선점을 강조했다.

7일 삼성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지난 6일 필리핀 칼람바에 위치한 삼성전기 생산법인을 방문해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사업을 점검했다.

이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하는 동남아 3개국(필리핀·싱가포르·라오스) 경제사절단으로 전날 출국했다.

현지에서 삼성전기 경영진들과 미래 사업전략을 논의한 이 회장은 MLCC 공장을 직접 살펴본 이후 “인공지능(AI)과 로봇,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칼람바 생산법인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과 간담회도 갖고 그간의 노고를 격려하며 애로사항을 경청하는 시간도 가졌다.

‘전자산업의 쌀’로 통하는 MLCC는 전자제품의 회로에서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PC, 가전제품에서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의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한다. 최근 자동차의 전장화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자동차 산업의 쌀’로도 불리고 있다.

이재용(두번째줄 왼쪽 일곱번째) 삼성전자 회장이 6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현지 임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에 이 회장은 앞서도 삼성전기 사업장을 꾸준히 찾으며 전장용 MLCC 등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대응을 적극 주문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부산 삼성전기 사업장을 방문해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며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회장은 2022년에도 부산 사업장을 찾은 데 이어 2023년에는 중국 텐진 MLCC 생산라인을 둘러봤다. 올해 6월에는 삼성전기 수원사업장을 찾아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으로부터 신사업 현황 등을 보고받기도 했다.

이 회장이 이번에 방문한 필리핀 생산법인은 부산, 톈진과 함께 핵심 생산거점으로 꼽힌다. 1997년 설립된 필리핀 생산법인은 2000년부터 IT용 MLCC, 인덕터 등을 생산해왔다. 지난 2012년 MLCC 제2공장을 준공하고, 2015년에는 2880억원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추가 증설했다.

최근 전기차·자율주행차 시장의 급성장으로 고성능 전장용 MLCC 추가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경우 IT용 MLCC가 1000개 정도 탑재되지만 전기차에는 전장용 MLCC가 3000~2만개가 들어간다. 가격도 3배 이상 비싸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올 7월에는 전기차 고속충전을 지원하는 2000V(볼트) MLCC를 새롭게 선보이며 고전압 MLCC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필리핀 라구나주 칼람바시에 위치한 삼성전기 필리핀법인(SEMPHIL)을 찾아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현재 삼성전기는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ABS(잠김방지 브레이크 시스템) ▷파워트레인(동력장치) 등에 사용하는 다양한 전장용 MLCC를 생산하고 있다. 전기차·ADAS 시장의 성장에 발맞춰 전장용 MLCC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은 부산을 MLCC용 핵심 소재 연구개발과 생산을 주도하는 첨단 MLCC 특화 지역으로 육성하고, 중국과 필리핀은 IT·전장용 MLCC의 글로벌 핵심 공급거점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일찍이 차량용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이 회장은 MLCC 사업을 비롯해 전장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2016년 디지털콕핏(디지털 계기판)과 카오디오 분야 세계 1위인 하만을 인수합병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만은 인수 첫 해인 2017년 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뒤 2023년 매출 14조3885억원, 영업이익 1조1737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삼성은 또한 전장 사업의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 DS부문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하만 등 전자 부품 계열사의 역량을 총 집결해 전기차 부품 가치사슬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이 회장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올리버 집세 BMW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 경영자들과도 만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작년 5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머스크 CEO를 만나 차량용 반도체 등 포괄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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